상장기업 2분기 실적 악화
올해 2분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둔화가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올해 1분기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유통업(33.93%)과 운수장비(31.94%) 등 2개 업종만 순이익이 늘었다. 의료정밀(-84.53%), 섬유의복(-70.4%), 음식료품(-64.92%), 전기·전자(-60.07%), 화학(-52.59%), 통신(-43.78%), 종이목재(-32.24%), 서비스(-31.17%), 비금속광물(-28.83%), 의약품(-12.04%), 철강·금속(-5.48%), 기계(-4.86%), 건설(-2.85%) 등 13개 업종은 줄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세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5.63%, 88.56% 급감하는 실적 악화를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이 급감했다”며 “중국의 수요 둔화로 수출이 8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이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내수시장도 부동산 경기 부진에 민간 소비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쳐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개선됐으나 이면에는 정보통신기술(IT) 기업과 비(非) IT기업의 온도차가 크다. IT기업 348개의 2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37.26% 증가해 코스닥 시장을 사실상 견인했다. 반면 나머지 업종 561사의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29.45%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상장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갈등에 한·일 문제까지 더해져 대외여건이 안 좋다 보니 기업 실적의 바닥이 3분기가 될지 4분기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영향이 더 심화될 수 있고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선다는 시그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4분기에 반도체 업황 회복 등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왔다.
오현석 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이 안정을 찾는 추세여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고,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이후 회복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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