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트럼프의 변신 "홍콩 진압땐 무역협상 어렵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방관자' 비판 일자 중국에 경고… 인권·민주주의를 무역과 연계

홍콩 시위 사태에 방관자처럼 행동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갈수록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같은 무력 진압이 이뤄지면 미·중 무역 협상이 어렵다'며 홍콩 사태와 무역 협상을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미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뉴저지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만약 폭력을 행사한다면, 제2의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다면 (무역 합의가)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간 무역 협상을 언급하면서 "홍콩에서 톈안먼 사태와 같은 진압이 재연될 경우 (중국에 대한) 거대한 부정적 정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홍콩 사태가 인도주의적으로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위대를 만난다면 짧은 시간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만 해도 "홍콩 사태는 중국과 홍콩 간의 일"이라며 전혀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런 태도가 중국의 강경 진압을 방조하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는 대내외 비판이 일자 조금씩 입장을 바꿨다. 지난 14일 트위터에선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 짓고 싶어 한다.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며 홍콩 사태와 무역 협상을 연계할 가능성을 피력했다.

이어 15일에는 시 주석이 시위대와 면담할 것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엔 무역 협상과의 연계 방침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을 홍콩에서 진행되는 상황과 처음으로 연계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18일 170만명이 참가한 홍콩 시위가 평화적으로 끝남에 따라 홍콩은 최근 몇 주 만에 처음으로 사흘 밤 연속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선전에 수천명의 무장 경찰을 집결시켜 놓은 데 이어 18일 홍콩에 대한 또 다른 압박 카드를 꺼냈다. 홍콩의 이웃이자 최대 경쟁 도시인 선전을 금융·법률·의료 등 각 분야에서 세계 일류 도시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이날 선전을 '중국특색사회주의선행시범구'로 지정하기로 하고 고품질 발전, 법치, 도시 문명, 민생 행복, 지속 가능 발전 등 5개 분야에서 2035년까지 세계의 선두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연해개방도시' '보세구' '자유무역구' 등은 있었지만 '중국특색사회주의선행시범구'는 선전이 처음이다. 이 개념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이 선전을 시찰할 때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안 리뷰는 이번 계획을 "한마디로 선전의 발전을 가속화시켜 홍콩을 대체시키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