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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지브롤터, 美 압류요청 거부 이란 유조선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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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포 45일만에 배이름 바꾸고 이란 국기로 바꿔 달고 출항

지중해의 영국령 지브롤터가 이란 유조선을 압류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전격 거부하고 유조선을 방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지브롤터가 나포했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를 18일(현지 시각) 방면했다고 보도했다. 이 유조선은 '아드리안다르야1호'로 이름을 바꾸고, 이란 국기를 단 채 지브롤터를 떠나 그리스의 항구 칼라마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가 18일(현지 시각) 영국령 지브롤터항을 떠나 출항하고 있다. 유럽연합 제재를 피해 시리아로 원유를 운송하려 했다는 혐의로 나포된 지 45일 만이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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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를 통치하는 영국 정부는 앞서 지난달 4일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를 나포했다. 그레이스1호가 EU(유럽연합) 제재를 받고 있는 시리아에 원유를 수송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길이 330m 초대형 유조선인 그레이스1호는 나포 당시 서방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파나마 국기를 달고 있었다. 자국 유조선 나포 이후 이란은 유조선이 시리아행이 아니라고 반발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달 19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했다.

영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진 후 지브롤터 법원은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그레이스1호의 방면을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반발해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로 원유를 반출하기 위한 통로로 그레이스1호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그레이스1호의 압류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브롤터 당국은 미국의 압류 요청을 거부했으며, 19일 "EU의 이란 제재는 미국의 이란 제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EU가 내전 과정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책임을 물어 시리아 정부를 제재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이 독자적으로 제재하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EU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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