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태평양 지역에서 더 이상 중국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누리고 있지 못하며, 중국으로부터 동맹을 보호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학 미국학연구센터는 1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위축되어 가는 힘(atrophying force)'이며, 미군이 태평양 지역에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고, 중국과의 대립에도 대비가 미흡하다고 분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깨고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으나, 동맹을 지키려 해도 지킬 능력이 없다는 분석은 이례적이다. 보고서는 중동에서 수십 년간 벌여온 여러 전쟁을 비롯해 파당 정치, 저투자로 미국이 '전략 측면에서 파산(strategic insolvency)'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첨단 군사체계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에 지역 질서에 힘으로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많이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중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국방예산은 약 75% 증가해 1780억달러(약 216조원)에 달한다. 실제 국방예산은 이를 훨씬 웃돌 것이란 평가가 많다.

보고서는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로 서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국 및 동맹국의 기지, 활주로, 항구 등 군사시설 대부분이 중대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군은 미군이 도달하기도 전에 대만이나 남중국해의 도서들을 신속하게 점령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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