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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성적 우수 학생에게 주던 장학금, '낙제' 조국 딸에만 3년 연속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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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6차례 걸쳐 1200만원 지급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재학 중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낙제하고도 지도교수로부터 6학기 연속으로 1200만원가량의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특히 장학금을 주도록 결정한 부산대 의전원 교수는 공식 장학금에 더해 사재(私財)까지 털어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후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돼 사실상 '뇌물성 장학금'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에서 제기됐다.

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조 후보자는 대학의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이 아닌 경제(적 어려움)'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성적도 좋지 않고, 집안도 잘사는 조 후보자 딸은 장학금을 받을 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했지만 첫 학기와 2018년 2학기 등 총 두 차례 성적 미달로 유급됐다. 그런데 장학금을 담당하는 A교수는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연속으로 조씨에게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사적 기금에서 나가는 이 장학금은 2015년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 6명이 100만~150만원씩 받았다. 이 학생들은 모두 학교의 추천을 받았다. 그런데 A교수는 2016년 1학기부터 6학기 연속으로 그런 절차 없이 액수를 200만원으로 높여 조씨에게만 장학금을 줬다.

A교수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조씨는 3년간 낙제하지 않고 끝까지 학업을 포기하지 않아 면학(勉學) 장학금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부산대 측도 "사적 장학기금이라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재산이 56억원대인 조 후보자의 딸이 학업 성적이 저조한데도 3년간 혼자 장학금을 받은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A교수는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임명권을 가진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됐다. 야당에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가 A교수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A교수의 의료원장 임명 과정에 개입했다면 장학금 지급을 매개로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삼성그룹이 말을 지원한 것과 같은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실체적 진실과는 많이 다르다"며 "국민의 대표 앞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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