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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노인이 넘어지면 바로 드론 띄워 구급약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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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넘어져 다치면 앰뷸런스보다 빨리 드론이 도착해 구급약을 전한다. 과학자들이 공상과학(SF) 영화 같은 장면을 현실로 만들었다.

호주 서던 오스트레일리아대의 자반 차흘 교수와 이라크 미들 공대의 사딕 카멜 가르간 교수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센서'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노인이 쓰러지면 바로 드론을 띄워 구급약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야외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하단에 구급약 키트를 장착한 드론(왼쪽)과 조종기(오른쪽). /호주 서던 오스트레일리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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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실내에서 노인 5명의 팔뚝에 심장 박동과 운동 가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장착하고 다양한 형태로 넘어지는 실험을 했다. 보호자의 스마트폰은 팔뚝 센서가 보내온 신호로 노인의 낙상(落傷)을 99% 정확도로 감지했다. 드론은 스마트폰의 출동 지시를 받고 노인에게 날아간다.

이라크 북부 도시 에르빌의 혼잡한 도심에서 진행된 야외 실험에서 드론은 앰뷸런스보다 평균 105초 빨리 현장에 도착했다. 차흘 교수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誌) 인터뷰에서 "드론이 단축한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숨을 쉬지 않거나 심장이 멈춘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낙상 환자를 제때 치료해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3분의 1이 매년 한 번 이상 넘어져 다치는 낙상을 겪는데 후유증이 오래간다. 한국인 질병 부담 순위 7위다.

연구진은 이번에 일반 드론을 사용했는데 고속 드론을 이용하면 현장 도착 시간을 30~40초 더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구급약 장착과 발사를 자동화하면 추가로 5~10초 단축이 가능해 결과적으로 기존 앰뷸런스보다 3배 빨리 현장 도착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응급 상황에 따라 드론이 구급약 대신 자동심장충격기나 펜형 알레르기 주사제를 전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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