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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北 우라늄 광산 지역 주민 암 등 불치병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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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 '불치병 사실 숨기려 쉬쉬'…사망 광부 가족에게 특별공급으로 보상
"광부들 성기능 장애에 기형아 출산도…당국에 문제 제기하면 정신병원에 격리시켜"
"어린이들, 우라늄 방사능 노출된 수돗물 마셔…코피 등 건강이상 증세 보이기도"

조선일보

38노스에서 공개한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의 위성사진. /38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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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남도 순천시 우라늄 광산 지역 주민들이 암을 비롯한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0일 우라늄 광석을 캐는 광부들과 지역 주민들의. 방사성(방사능) 오염에 의한 발병이 의심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평안남도 평성에서 신의주를 오가며 장사하고 있다는 50대의 한 소식통은 18일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리 야산에는 우라늄광석을 캐내는 '월비산광산'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이 광산에서는 중앙에서 무리로 배치한 젊은 제대군인 광부들이 우라늄광석을 캐고 있으며 광부가족들은 광산주변 단층마을에 모여 살고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해마다 동암리 광산지역에서는 각종 암이나 병명을 알 수 없는 불치병으로 광부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특히 간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광부들은 아무런 방호장비 없이 우라늄광석을 캐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은 방사성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중앙에서는 월비산광산 광부들에게 가족 배급까지 특별 공급하며 더 많은 우라늄 광석을 캐내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광산에서 캐낸 우라늄 광석은 풍차(화물을 덮개로 가린 차)에 실려 어디론가 가는데 목적지는 비밀에 부쳐져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소식통은 또 "광부들 속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발생하고 발병 몇 달만에 사망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 광부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국에서는 발병 원인도 조사하지 않고 사망한 광부의 가족들에게 특별공급을 해주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우라늄 광산에 배치된 후 결혼을 한 제대군인광부들 중에 성기능 마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방사성 감염을 고민하는 광부들이 광산 당위원회에 찾아가 퇴직을 요구하고 있지만 광산간부들은 항의하는 광부들을 정신병자로 몰아 양덕병원(정신병원)에 격리시켜 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끔 광부의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기형아를 낳는 경우도 있어 광부와 그 가족들이 방사성 공포에 떨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에 나온 평안남도의 한 주민은 "중앙에서는 평안남도 순천 월비산광산에서 우라늄을 캐는 노력(광부)을 3년에 한 번씩 제대군인들로 교체하고 있다"면서 "광산광부들이 방사성에 노출되어 불치병이 나타나는 기간이 3년 이후부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우라늄광산마을은 다른 지역과 달리 수돗물 공급이 잘되고 있으며, 이 수돗물은 우라늄광산지역을 흐르는 수원지에서 끌어올린 물이어서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방사성에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서 "광산마을 어린이들이 이유없이 코피를 흘리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당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라늄광산지역의 피해가 심각한데도 당국에서는 한 번도 원인조사를 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거론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방사능 오염을 거론하거나 광산을 떠나려는 주민들을 사상범으로 잡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순천)동암리 우라늄 광산 지역에서 나타난 암 발병과 불임, 기형아 출산 등은 방사능 피폭으로 암과 유전병이 발생한다는 의학적 상식에 부합한다"면서 "특히 해당지역 어린이들의 경우 방사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철저한 식수 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이 지역에서 근무하는 북한 주민들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당국 차원의 역학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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