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드시는 약 한두 개 아니라면 감기약도 조심하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령층, 복용약 많지만 약물 대사기능 약해 부작용 취약

약 복용 후 불편한 증상 있다면 주치의에게 바로 알려야

주치의와 상담 없이 건기식 등 함부로 복용해선 안 돼


경향신문

고령층은 약물 대사기능과 신장기능이 떨어져있어 젊은층보다 약물 부작용에 훨씬 취약하다. 때문에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도 약사와 충분한 상담 후 신중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구 고령화로 인한 또 하나의 문제가 바로 다약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고령층은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다. 먹는 약이 자연스레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고령층의 경우 약물 대사기능과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어 젊은층보다 약물 부작용에 훨씬 취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다수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 한 약의 효과가 다른 약에 의해 변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약물 상호작용).

실제로 2017년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 중 2개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는 복합만성질환자가 73%에 달했다. 또 의사처방약 1~2개를 복용하는 노인이 23.5%, 3~4개 복용은 23%, 5개 이상을 복용하는 노인은 37%였으며 전체 노인이 복용하고 있는 처방약 개수는 평균 3.9개로 나타났다.

또 최근 국내 어르신 3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5개 이상의 많은 약물을 복용하는 어르신들은 3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중 67.4%가 입원, 15.3%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무영 과장은 “국내에는 주치의 제도가 정착돼 있지 않아 다수의 병원, 진료과를 돌아다니며 여러 약물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5종류 이상 약물을 복용한 국내 어르신의 비율이 선진국 대비 2배 이상”이라며 “여러 처방에 의해 조제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의외로 많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선 많은 어르신이 관절통증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진통소염제 중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신장의 기능을 악화시키고 몸속에 물을 많이 남아있게 해 고혈압환자의 혈압을 높일 수 있다.

또 소화불량 증상부터 심한 경우 위장관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 장기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는 고령층은 주기적으로 위장관내시경, 대변잠혈반응검사 등을 통해 위장관 출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령층은 근골격계질환으로 인해 근육이완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근육이완제는 어지럼증과 변비, 입마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약은 식욕을 떨어뜨리고 피로, 불안, 식은땀, 어지럼증 등 저혈당증상을 일으킨다. 당뇨병을 앓는 고령층은 반드시 약 복용 후 적정량의 음식을 섭취해야한다. 당뇨약 복용 후 불편한 증상들이 계속된다면 주치의와 상담 후 약 복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은 고령층이 흔히 앓는 질환이라 부작용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예를 들어 심부전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강심제인 디곡신은 근육량이 감소한 노인에서 적정수준 이상으로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 신장기능이 약한 노인이라면 이 약물은 특히 더 조심해야한다.

김무영 과장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도 어르신들에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후 복용해야한다”며 “새로운 약물 복용 후 어지러움, 구역, 구토, 졸음, 피부발진, 소양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주치의에게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처방약 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역시 다른 약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주치의와 상의 없이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예를 들어 혈행개선에 좋다고 알려진 은행잎추출물은 와파린 등 혈액을 묽게 해주는 약과 복용 시 오히려 심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TIP. 부작용 위험도 자가 체크표(도움말=질병관리본부)

※ 아래 문항 중 한 개라도 해당할 경우 다약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치의에게 약 복용에 대한 상담을 자주 받는 것이 좋다.

1. 의사로부터 5개 이상의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

2. 비타민이나 건강식품을 의사의 처방 없이 먹고 있다.

3. 한약을 복용 중이다.

4. 처방약을 지을 때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약국을 이용한다.

5. 약을 처방받는 의사가 두 명 이상이다.

6. 약을 하루에 두 번 이상 먹는다.

7. 약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시력에 문제가 있다.

8. 혼자 산다.

9. 약 먹는 것을 종종 잊어버린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