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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와인스타인 민낯, 영페미의 고민…서울국제여성영화제 29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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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째 맞아 8일동안 서울 메가박스 상암·문화비축기지

개막작엔 종교적 금기 깨는 여성 이야기 ‘신은 존재한다…”

‘자유부인’ ‘미망인’ 등 한국영화 100년 속 여성들의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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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아직 견고한 우리 사회의 낡은 벽을 허물고 가려졌던 여성 영화인들과 여성 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총 8일 동안 서울 마포구 메가박스 상암과 문화비축기지 등에서 열린다. ‘스물(20) 더하기 일(1), 벽을 깨는 얼굴들’을 슬로건으로 한 이번 영화제에서는 모두 31개국 119편의 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의 슬로건에는 “지난 20년 동안의 성장을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여성영화제가 미투 운동을 이끈 서지현 검사, 유엔으로 간 스쿨 미투 등 사회적 모순에 맞선 다양한 여성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영화제 쪽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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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은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된 마케도니아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 감독의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다. 지난 2014년 마케도니아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남성만이 참여할 수 있는 그리스정교 이벤트에 과감히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금기에 도전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경쟁부문은 국제장편경쟁, 한국장편경쟁, 아시아단편경쟁과 국내 10대 여성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틴즈 등으로 나눠 시상한다. 올해는 지난 3월 타계한 프랑스의 ‘누벨바그 거장’ 아녜스 바르다와 레즈비언 영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미국 페미니스트 영화제작자 바버라 해머의 대표작 및 미공개 작품을 상영하며 이들을 기리는 추모전과 발자취를 돌아보는 강연도 함께 마련됐다. 또 한국과의 수교 30주년을 맞은 폴란드 여성 영화의 현재와 과거를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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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들이 많다. 밀실에서 이뤄지는 남성 중심의 유흥문화와 비즈니스의 문제를 다루는 ‘룸의 성정치’부문에서는 할리우드 미투 운동의 출발점이 된 와인스타인의 실상을 보여주는 <와인스타인>과 여성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부엌의 전사들>이 눈에 띈다.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해 마련한 ‘100년의 얼굴들’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영화 속 가부장제의 틀을 뚫고 나온 여성들을 만날 기회다. 1950년대 ‘바람난 여성’이라는 소재로 큰 화제를 모은 <자유부인>과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인 <미망인>도 관람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상집단 바리터의 창립 30주년의 의의를 되새기는 특별전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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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장편경쟁 부문’에서는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가 겪는 기이한 우화를 담은 <레이디 월드>를 주목하자. 소녀 판타지에 신물이 난 관객들을 위한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여성들만 등장하며, 기존의 소녀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비틀어버린다. 아시아 여성감독 육성 플랫폼인 ‘아시아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열두 살의 여름>이 눈에 띈다. 퀴어 성장영화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수영부 아이들을 통해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인물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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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는 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을 놓치지 말자. 2000년대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영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삶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끼는 페미니스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해일 앞에서>는 20대 페미니스트 집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페미 당당’의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낙태죄 폐지와 먹는 낙태약 미프진 국내 도입을 추진한 이들의 활동과 활동가들의 내밀한 속내까지 담아낸다.

자세한 상영 정보와 예매는 공식 누리집(siwff.or.kr) 참조.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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