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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제주 제2공항 부지에 '지하수 통로 숨골' 69곳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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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조사결과 발표

뉴스1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0일 제주시 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에서 '제2공항 동굴숨골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8.2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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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공사 예정지에 최소 5개 이상의 용암동굴과 69개 이상의 숨골이 있어 이를 메울 경우 제주 동부지역에 심각한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제주시 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곶자왈사람들 등이 참여한 '제2공항 동굴숨골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강수석 제주지질연구소장 등 전문가와 환경단체, 지역주민 등 30여 인으로 구성돼 7월28일부터 8월15일까지 세단계에 걸쳐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 성산읍 일대를 5개 구역으로 나눠 조사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전력환경영향평가 초안과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 결과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곳이 5~7곳 발견됐으며, 동굴의 유무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사단은 국토부의 전력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동굴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진행한 전파를 지하로 쏘아 동굴의 유무를 확인하는 GPR탐사로는 정확한 동굴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활주로 부지에 동굴이 있으면 지반침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국토부가 정밀조사로 확인한 활주로 예정부지 내 동굴은 3곳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궤버덕들굴'은 이름도 있는 동굴인데 국토부 초안에는 입구를 찾지 못해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특히 제주만의 독특한 지질구조인 '숨골'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숨골은 지하의 용암동굴로 이어지는 구멍으로, 제주에 내리는 빗물 등이 지하로 빠져 지하수로 함양되거나 바다로 흐르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조사단이 제2공항 예정부지에서 찾은 숨골은 최소 69곳이지만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8곳의 숨골만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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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동굴숨골조사단'이 7월28일부터 8월15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확인한 숨골로 빗물이 흘러들어가는 모습.(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2019.8.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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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제2공항 건설과정에서 숨골을 모두 메워버릴 경우 땅 밑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돼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 고갈은 물론 주변지역의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단은 "서귀포 성산읍 일대는 숨골이 밭 하나마다 있을 정도로 곳곳에 분포해 있다"며 "그런데도 국토부가 찾은 숨골이 8곳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2공항 예정지 전체에 대해 정밀한 합동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만약 원 지사가 방관한다면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지키려는 자세가 없다고 판단하고 더욱 강력한 싸움을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환경부는 제2공항 건설사업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해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지금 즉시 국토부에 권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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