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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해리스 주한 美대사 “한일관계 개선 위해 양국 기업 교류 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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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업 임원진과 비공개 조찬간담회 개최…삼성·현대차 등 5대 그룹 포함 10여개사 참여

“한일 갈등 해결 한미일 안보동맹 유지차원서도 중요” 강조

30년간 한미재계회의 개최 등 전통적 협력관계 유지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국내 기업인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무역갈등 해결을 위해서 양국간 기업의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주요기업 최고경영진과 1시간 가량 비공개 조찬간담회를 개최하고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전달했다. 한일갈등 국면에 그동안 미국 정부가 중재에 나서지 않던 것과 달리 양국간 갈등해소에 미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 특히 주한 미국대사관이 전경련을 통해 국내 재계와의 소통에 나서면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재계 대표단체라는 상징성을 잃었던 전경련의 위상이 회복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해리스 “한일관계 회복 위해 양국기업 교류 활발해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가 한일 무역갈등의 해결은 양국 경제와 국제 공급망 차원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동맹을 유지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기업 차원에서 한일 기업인들끼리 교류를 활발히 해 사태해결에 기여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해결노력 외에도 민간기업끼리의 교류를 활발히 해야 ‘강대강’ 형국을 보이고 있는 양국 정부 입장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부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한 이번 경제분쟁의 장기화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동맹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양국간 무역갈등은 애플을 비롯한 미국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는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한일 갈등의 원만한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간담회 이후 주한미국대사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만남을 통해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긴밀한 경제적, 인적 유대, 그리고 한미일 공조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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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왼쪽에서 두번째) 주한미국대사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내 주요기업과의 조찬간담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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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위상 회복? “전통적 협력관계” 일축

이날 간담회에는 주한 미대사관이 전경련에 재계인사들과의 간담회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에서도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4대 그룹 외에도 전경련 회원사 가운데 재계 순위가 가장 높은 롯데그룹을 비롯해 풍산, 한화 등 10여개 기업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사관측이 국내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요청한 후 양측 협의 후 진행한 것”이라며 “전경련과 주한미국대사관이 그동안 업무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한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전경련 산하의 한미재계회의는 1988년 이후 민간차원의 최고 경제협력 논의기구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전경련이 재계 대표단체의 위상을 찾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하계 제주포럼에 해리스 대사가 기상악화로 참석하지 못했다”며 “이 점도 이번 국내 재계인사와의 만남을 요청한 것과 관계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해리스 대사도 주한미대사관 SNS를 통해 “지난달 태풍 다나스로 인해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다시 초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과거와는 다르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날 롯데그룹은 ‘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황각규 부회장이 참석했지만 4대그룹의 경우 부사장 이하 직급의 임원이 참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상 주한 미국 대사와의 간담회에는 부사장급 이상이 참석했지만 오늘 간담회에는 일부 기업의 경우 상무, 전무급이 참석했다”며 “해리스 대사측에서 5대 그룹의 참석을 요청한 것에 대해 예의를 갖춘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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