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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취재석] DLS·DLF손실에 개인 우는데, 은행주 사라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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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증권부 이주희 기자


A은행과 B증권사를 믿고 1억원을 투자했는데 절반 또는 90% 이상을 잃은 상황이 발생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증권사에서 이들 지주사를 최우선주로 꼽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최근 국내 은행과 일부 증권사가 독일, 미국, 영국 등의 금리와 연계한 파생상품(DLS·DLF)을 8224억원 규모로 판매했는데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7240억원으로 나타났다. 약 90%를 잃은 셈이다.

8224억원 중 우리은행 4012억원(48.8%), 하나은행 3876억원(47.1%)으로 두 은행의 판매비중이 96%를 차지한다.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를 은행에서 사모 DLF로 나머지(74억원)는 증권사에서 사모 DLS 형태로 팔았다. 상품들은 해외 금리가 일정 기준(베리어·barrier) 아래로 내려가면 원금의 일부 혹은 모두를 잃을 수 있는 구조다.

이 상품들은 최소 1억원 이상부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개인 투자자가 약 90%를 차지했다. 투자라는 건 불확실성이 수반된 수익률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은행을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걸 잃게 됐다. 현재까지 30여명 정도가 금융소비자원에 문의를 했고 이들은 피해에 대한 배상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자 대부분은 고액 자산가가 아니라 퇴직금을 투자한 일반 투자자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상품들의 설계와 판매 등의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합동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와중에 하나금융투자는 단기 선호종목으로 우리금융지주과 하나금융지주을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를 탑픽으로 꼽는다는 리포트를 냈다.

증권사 리포트는 투자자들의 관심 업종, 기업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투자 판단에 도움이된다. 리포트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을 탐방하며 관련 소식, 트렌드 등을 그 기업의 직원에게 직접 묻고 자료를 받아 작성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포트에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하는 말이 원칙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금감원은 이 사태를 지난 19일에 발표했고 증권사는 20일에 리포트를 냈는데, 꼭 지금이어야 했는지 이 시기에 문제된 은행들의 지주사를 우선주로 꼽았어야했는지 씁쓸함이 남는다.

더욱 아쉬운 점은 유럽의 국채 금리는 여전히 하락해 있는 상태고 상품 만기일은 빠른 것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으로 금융당국, 금융기관, 투자자 모두 손 쓸 방법이 별로 없어 보인다.

여의도는 금융기업과 기관이 밀집된 지역이라 냉정하고 차가울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돈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이기적으로 변하지만 이곳의 풍경은 어떤 땐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살벌한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다.

이주희 기자 hh2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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