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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조국 딸 보고 열받아서 '죽창'들고파"…의학논문 논란에 분노한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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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교 재학 시절 한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데 대해 조씨 또래 대학생들의 심정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나둘 게재되고 있다.

20일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 게시판에는 해당 문제를 거론하며 허탈감을 드러내는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한 글쓴이는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대학 시절 내내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보겠다고 매일같이 머리를 싸매고 눈물 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유급 받을까봐 어떻게든 족보 구하기 위해 선배의 꼰대 짓 다 받아주고 교수한테 비난당하고 참고 바보같이 살아왔구나”라며 허망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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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글쓴이는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며 “내가 왜 촛불을 들었을까. 실망이 분노가 되고, 분노가 증오가 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다른 글쓴이는 조씨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의 첫 페이지를 갈무리해 올리며 “본인은 ‘Glu298Asp’, ‘T-786C’ 같은 용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제 학우라고 불러 주기도 어렵다”며 “학위도 취소하고, 입학도 취소하고 정유라처럼 고졸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조씨와 또래라고 밝힌 또 다른 글쓴이는 “고려대는 조국 딸을 고소해야 한다”면서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고, 그 분야 지식도 없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려 고려대 수시전형에서 입학관들을 속여 고려대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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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로고(왼쪽), 고려대학교 로고. 서울대·고려대 홈페이지 갈무리


아울러 조 후보자 모교인 서울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새어 나왔다.

한 글쓴이는 “서울대에서 미성년 논문 저자를 전수조사했을 때도 공저자로 참여한 경우는 있어도 1저자는 없었다”면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글쓴이는 “정유라처럼 조국 딸의 본명을 공개하고 고려대 합격과 부산대 의전원 합격이 정당했는지 수사해야 한다”며 “정유라는 고등학교 졸업장도 뺏어가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딸 논문 논란에 대한 조 후보자 측 해명을 언급한 글에 한 학생은 “미국에서도 생물학 박사 6∼7년 해서 제대로 된 논문 한두 편만 건져도 성공적인 박사생활을 했다고 하는 마당에, 2주하고 1저자 논문을 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또 다른 서울대 학생은 “고등학생 때 병리학 논문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사람이 의전원에서 유급을 두 번이나 당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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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 등에 따르면 딸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충남 천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친 뒤 A교수를 책임 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의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인턴쉽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쉽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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