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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효성, 탄소섬유에 1조원 투자… “10년 내 글로벌 톱3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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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참석 신규투자 협약식 / 2028년까지 10개 생산라인 증설 / 일자리도 2300개 이상 증가 추정 /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와도 직결 / 文대통령 “경제 강국되기 위해선 / 핵심소재 특정國 의존도 줄여야” / 조현준 회장 “소재강국 열어갈 것”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 활용 제품 등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성그룹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 산업에 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최근 한·일 갈등 속에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조준하려는 일본의 속내가 드러나면서, 탄소섬유는 반도체에 이은 2차 보복 품목으로 우려됐다.

효성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 2000t 규모(1개 라인)인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2만4000t(10개 라인)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선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이다. 2028년까지 10개 생산라인으로 증설이 완료되면 지금의 11위(2%)인 세계시장 점유율은 3위(10%)까지 오른다는 것이 효성 측 설명이다. 고용도 현재 400명 수준인데, 2028년까지 투자가 끝나면 2300개 이상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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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후방 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데다 정부가 ‘수소경제’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을 통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효성과 전북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효성·일진복합소재·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의 사업 협약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탄소 소재를 활용하는 탄소산업 생태계의 미래 성장성과 일본 견제를 동시에 염두에 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탄소섬유는 골프채 같은 스포츠·레저산업에서 자동차용 내외장재와 건축용 보강재, 우주항공 등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하고 내부식성·전도성·내열성 등이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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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찾은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효성첨단소재 전북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조현준 효성 회장(가운데)과 함께 탄소섬유 제품 및 제작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전주=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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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효성 조현준 회장 등과 함께 탄소섬유 제품들과 제작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주=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항공, 우주, 방산 등에 사용되다보니 국가 간 이동이 통제되는 전략물자여서 독자 개발은 물론 기술이전도 여의치 않은 영역이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해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다. 탄소 소재는 특히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도 직결된다. 수소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소 소재를 활용하는 복합재료 시장은 2030년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도레이 등 일본 3개 기업이 세계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이제 시작이다. 제조업 강국 한국의 저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투자 협약식이 첨단소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조∼8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림의 익산공장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투자 활성화를 당부했다.

조현일·박현준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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