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4 (화)

트위터, 홍콩시위 가짜 정보 중국계정 20만개 삭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정부 연루 작전행위 적발"

조선일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0일 홍콩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람 장관은 이날 "시위대와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해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홍콩 시위를 폄훼·음해하는 대규모 글로벌 선전전(戰)을 펼치다 꼬리가 잡혔다.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중국 정부와 연계돼 관영 매체의 나팔수 역할을 하던 계정 20만여개를 무더기로 폐쇄한 것이다.

트위터는 19일(현지 시각) "홍콩 시위를 타깃으로 한 중국 정부가 연루된 중대한 정보 작전 행위를 적발했다"며 "홍콩 시위의 합법성과 정치적 입장을 음해하는 등 홍콩 사회에 고의적으로 정치적 불화를 조장해온 중국발 핵심 계정 936개와 이 계정들의 정보를 자동으로 퍼 나르며 증폭시켜온 계정 20만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집중 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가 이런 허위 정보 유포 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음을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이날 "일부 개인 계정들이 중국 정부와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홍콩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트린 7개 페이지, 3개 그룹, 5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트위터가 공개한 일부 계정은 지난달 홍콩 입법회 점거 사태 등 폭력 시위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우리 홍콩은 너희 과격분자를 원치 않는다. 그냥 꺼져라!'는 등 홍콩 시위대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었다. 페이스북이 삭제한 계정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나 총을 든 무장 단체 사진과 홍콩 시위대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뒤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설명을 달거나 홍콩 시위자 사진에 바퀴벌레 사진을 합성해 시위대를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11일 경찰의 주머니탄(알갱이가 든 탄)에 맞아 실명한 여성이 시위대의 새총에 맞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계정도 삭제 조치를 당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조치에 대해 "홍콩 정세와 관련해 14억 중국인과 해외 화교, 유학생들은 그들의 관점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의 현지인 직원이 지난 8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돼 중국에서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매체 '홍콩 01'이 20일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극히 우려하고 있다"며 "광둥성과 홍콩 당국에 해당 직원의 신변과 관련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