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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마크롱 "러시아도 집회자유 완전히 보장해야" 꼬집자… 푸틴 "佛 노란조끼 같은 시위, 러시아엔 없을 것"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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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국 反정부 시위 놓고 공동 기자회견서 기싸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대국의 반정부 시위를 거론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마크롱이 최근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이어져 온 대규모 시위를 겨냥해 "러시아에서도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하자, 푸틴이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같은 일이 러시아 수도에서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받아친 것이다.

마크롱과 푸틴은 이날 이란·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대통령 여름 별장인 봄레미모사의 브레강송 요새에서 만났다. 마크롱은 회담 전 기자들 앞에서 "우리는 이번 여름을 저항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선거의 자유로 불렀다"며 "이 자유들은 유럽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 완전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야권 인사들의 후보등록이 거부된 것에 반발해 모스크바에서 한 달 가까이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푸틴이 반격에 나섰다. 기자들이 모스크바 시위 관련 질문을 던지자 "나는 여기에 손님으로 왔는데 그런 주제를 얘기하는 것은 불편하다"면서 "우리 집계에 따르면,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에서 11명이 죽고 2500명이 다쳤다. 우리는 러시아 수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란 조끼'시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러시아는) 국내적 상황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 조끼' 시위는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상 등에 반발해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일부 시위대는 폭력을 행사하며 마크롱 퇴진을 요구했다.

마크롱은 푸틴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노란 조끼'라 불리는 사람들은 유럽의회 등 어떤 선거에도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고, 나는 그들이 자유롭게 시위를 하는 것이 기쁘다"며 "우리는 자유롭게 선거하고, 자유롭게 시위하고,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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