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 16일 만에 美국방부 "500㎞ 날아가 명중"
미·중·러 전술핵 경쟁 심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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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1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중거리 순항 미사일은 전날 캘리포니아주 샌니컬러스 아일랜드 지상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됐다"며 "500㎞ 이상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INF 조약을 파기한 지 16일 만에 이뤄졌다. INF 조약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양국의 지상 발사 중거리 탄도·순항 미사일(사거리 500~5000㎞)을 모두 폐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미국의 INF 조약 파기는 DF-21·26 등 괌과 미 항모 등을 겨냥한 중국의 다양한 중거리 미사일 전력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기존의 함정(잠수함) 배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지상 발사대로 옮겨 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80년대 유럽에 토마호크 미사일의 지상 배치형인 BGM-109G '그리폰'(최대 사거리 2500㎞)을 배치했다가 INF 조약에 따라 폐기했다. 하지만 INF 조약이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폐기만 규정했기 때문에 해상 발사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은 걸프전·이라크전 등 주요 전쟁에서 꾸준히 활용됐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번 발사는 미 국방부가 INF 조약 파기 후속 조치로 준비해왔던 것"이라며 "중국에 대해 빨리 중국의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도 포함하는 새로운 INF 조약에 참여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INF 조약 탈퇴 하루 만인 지난 3일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아시아에 배치하겠다고 밝혀 한국 내 미사일 배치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 계획도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앞으로 한·일·호주 등 동맹국을 상대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본격 압박할 경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훨씬 능가하는 한·중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 시각)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우려한다"면서 "그들(북한)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만큼 빨리 (미·북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했다"고도 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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