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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세미콘라이트·대창솔루션…이 와중에 '바이오사업' 진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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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콘라이트·대창솔루션, 바이오社 지분인수·기술확보

“본업 부진 또는 회사 선전용 많아 유의”

인수사 역량·목적·시너지 효과 판단해야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임상시험 지연 및 중단, 제품 허가 취소 등 잇단 악재로 바이오주(株)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이 오히려 바이오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조업이나 정보통신(IT)분야 업체들이 바이오기업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새 먹거리 구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진출하는 바이오사업이 기존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외면 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세미콘라이트(214310)는 이달 초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비롯해 ‘신약, 유전자 치료제 및 의약품의 개발·투자업’, ‘임상시험, 분석, 통계, 자문, 대행서비스업’ 등 바이오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회사는 또 당뇨환자를 위한 당뇨합병증 보조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이오트리의 지분 약 16%를 25억원에 인수했다고 지난 14일 밝힌 바 있다.

세미콘라이트의 최대주주이자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퓨전데이타(195440)도 최근 바이오트리와 독점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퓨전데이타는 바이오트리의 기술로 개발한 건강기능식품을 독점 공급받는다.

선박엔진 및 발전설비 전문업체 대창솔루션(096350)은 지난 6월 말 종속회사 메딕바이오엔케이를 통해서 췌장암 면역치료 기술을 확보했다고 앞서 밝혔다.

또 폴리에틸렌(PE)필름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와이오엠(066430)도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업체는 안티에이징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이달 초(1일)에는 중국 이거우영상정보과기유한공사와 온라인 의료 콘텐츠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중소기업 창업투자 컨설팅업체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는 지난달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펩타이드 기반의 차세대 안과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아이바이오코리아에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정확한 목적부터 파악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업종의 회사가 바이오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본업이 워낙 좋지 않아 새 먹거리를 찾거나, 아니면 회사의 새 경영진 출범때 좋게 포장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IT업체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한다고 하면 제품을 만드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상위 업체에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에 익숙한 회사이다보니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 낯설어 유통을 아예 홈쇼핑에 맡기게 되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업체 인수 및 지분투자와 관련해 인수사의 역량과 함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수회사가 바이오업체의 지분만 인수하고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만약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하면 인수사의 역량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이후 바이오기업 인수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있는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날지 등을 잘 판단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한양행(000100)과 동아에스티(170900), 대웅제약(069620) 등은 올 상반기에 국내 바이오업체 뿐 아니라 해외기업 투자에 적극 나선 상태다.

최 연구원은 “제약사가 처음부터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서 판매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글로벌 제약사들도 그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대형 제약사들은 본업이 뒷받침되고 재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바이오사업 진출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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