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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조국 딸, 공주대 인턴 때도 '1저자 등재' 논란…단국대 인턴십 2008년 한번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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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부인 서울대 동아리 친구 / 인턴 과정·결과 "이례적" 지적 / 법무부 '부정 입학' 의혹 차단 "대학원 입시에 논문 안내" / 단국대 "딸 의학 논문 확인 미진…사과" / 사안 조사 착수 / 해당 교수 "지나친 면 있었지만 부끄럽지 않다 / 당시 조 후보자 누군지 몰라"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28)이 고교 시절 한 의대의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이 연구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또다시 밝혀졌다.

조 후보자의 딸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도 단기 인턴 활동을 했는데, 인턴 면접을 본 교수는 조 후보자의 아내와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 친구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조 후보자 등에 따르면 딸 조모씨는 서울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다.

한영외고에서 운영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한 것으로, 당시 한영외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가 주관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영어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통상 1저자는 실험과 논문을 주도한 이로 여겨진다. 연구 실적에서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도 받는다.

이에 따라 인문계 고교생이 2주 동안 인턴을 통해 얻어낸 결과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주짜리 단기 인턴 프로그램 자체가 학부모끼리 친분을 활용한 이례적인 특혜라는 비판도 적잖다.

조 후보자의 딸은 이듬해인 여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단기 인턴십에도 참여했는데, 인턴십 면접 과정에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 가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관이었던 B교수와 정 교수는 면접 전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 시절 같은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했다.

다만 두 사람이 면접 이전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었고, 조 후보자 딸의 인턴십 참가 등도 따로 논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의 딸은 3주가량 이어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2009년 8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조류학회에 참가해 영어 발표에 직접 나서는 등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당시 발표 초록에 3저자로 등재됐으며, B교수가 이 논문을 지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2005∼06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귀국한 조 후보자의 딸은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한 뒤 2010년 3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수시 전형으로 합격했다.

입학 전형 당시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등 다양한 경험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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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맨 왼쪽)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준비단은 아울러 조 후보자 딸의 고교와 대학·대학원 입학 전형을 자세히 공개하면서 ‘부정입학’ 논란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준비단은 조 후보자의 딸이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에 ’과학영재 전형’이 아닌 ‘세계 선도인재 전형’으로 합격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과학영재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와 수상 실적, 수학 또는 과학 분야의 실적 혹은 연구활동 내역, 자소서 등 제출된 모든 서류를 종합 평가하지만, 세계 선도인재 전형의 평가방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도 연구 업적 및 경력은 대학 졸업 이후, 원서 접수 마감일을 기준으로 최근 5년 내 SCI(E)급 논문에 한해 인정되는 사항이었다고 준비단은 설명했다.

이런 기준 때문에라도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 시절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의전원 입시 때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준비단 측 전언이다.

준비단은 또 조 후보자 딸의 2007년 한영외고 입학 역시 중학교 교과 성적을 제출하고 영어 논술과 말하기, 면접 등을 거쳤으며, 당시 입학 전형에 외국 거주 사실 만으로 정원외 입학을 할 수 있는 입시 전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더 이상 후보자의 자녀가 부정입학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지 않기를 바라며, 추후 관련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조국 후보자 딸 참여 단국대 인턴십 2008년 한번만 운영

나아가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2학년 때 참여했던 단국대 의대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그해 단 한 차례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단국대 관계자는 지난 20일 ”논문 책임 교수인 장 교수는 조 후보자의 딸을 인턴으로 선발한 2008년을 전후로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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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더불어 “공식적으로 학교 측을 통해 진행된 인턴십 프로그램은 없었고, 교수 개인적으로 요청이 간 사례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는 대학이 공식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장 교수가 개별적으로 인턴을 받아 운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인턴십에 참가한 고교생은 조 후보자의 딸 외에도 한영외고 동급생 한 명이 더 있었다.

다만 이 동급생은 중도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고, 논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 단국대는 전날 조 후보자의 딸 의학논문 1저자 등재와 관련,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공식 사과했다.

단국대는 총장 직무대행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부당한 논문 저자의 표시를 중심으로 연구윤리위원회를 이번주 내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교원 연구물을 더욱 엄중히 관리할 것을 약속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와 함께 “연구윤리위는 연구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과학적, 기술적 기여를 한 이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논문 저자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과학적, 기술적 기여를 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의 표시나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 저자의 자격을 부여한 사례가 있는지 중점 확인할 계획”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규정에 의거 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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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단국대는 교육부의 ‘초·중등생이 포함된 연구물 실태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이며, 현재 교육부의 공식 조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장 교수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 딸을) 1저자로 할지, 2저자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1저자로 한 것에 대해) 지나친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고 학교 측이 전했다.

다만 “논문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은 책임저자(해당 교수)가 갖는다”며 “책임저자는 논문 철회 여부나 수정 요청 등의 역할을 하는데, 책임저자인 내가 1저자를 같이 할 수 없어 연구에 열심히 참여한 조 후보자의 딸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장 교수는 또 ”조 후보자의 딸이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턴십을 받아들였는데, 지금 와서는 1저자로 게재한 부분이 지나치지 않았나 싶지만 부끄럽지는 않다”며 “조 후보자의 딸은 이 실험을 흥미있어 했고, 여름방학 동안 교수 연구실에서 강의도 받고, 2주간 매일 연구소에 나와서 (연구에) 열심히 참여하며 성실히 임했던 모습을 좋게 봤다”고 부연했다.

조 후보자의 딸을 인턴으로 뽑은 배경에 대해 “한영외고 측의 소개로 하게 됐다”며 “조 후보자나 그의 아내와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여년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시 아들이 (조 후보자 딸과) 같은 학년이어서 엄마들끼리 학부모 모임에서 봤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학부모를 통해서 인턴 청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다고도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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