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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장대호 추정 인물, 학폭 피해학생에 “의자를 상대 머리에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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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한강에 유기한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의 신상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그가 과거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들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장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2004년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숙박업 커뮤니티 등에 올린 글을 보면, 동급생의 괴롭힘을 토로하는 학생에게 “의자를 집어서 정확히 상대방 머리에 찍어라”라고 조언하거나, 문신한 조폭이 협박할 때 “몸에 문신하면 칼 안 들어가? 니 몸엔 칼 안 들어가냐”라고 받아치라는 등 폭력성을 드러내는 답변이 달려 있다. 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거나 게임에 관련한 글이 다수 올라온 글도 눈에 띄었다. 전문가는 장씨가 직접 쓴 글이라고 전제할 때 ‘반사회적 성향’이 보인다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신드롬에 가까운 그런 어떻게 보면 비사회적 구조 속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열성 유전자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 나도 열성 유전인이고 못난놈” 삶 비관

21일 장씨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디 이용자가 누리꾼들이 질문하고 답하는 네이버 ‘지식IN’ 서비스 활동 내역(2004∼2012년)을 분석한 결과, 해당 인물은 2006년 안락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한 누리꾼에게 “저 또한 님과 같이 안락사를 꿈꾸나 대한민국에 태어나 그게 쉽지 않게 되어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쉬쉬하는 것 뿐 인간도 품종과 품질 등급이 있다”며 “열성 유전자는 님처럼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다. 저도 열성 유전인이고 못난놈”이라고 삶에 대한 비관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같은해 기독교와 관련한 댓글을 5개 달았으며, 이후 한 롤플레잉(역할수행) 게임과 관련한 댓글을 주로 달았다.

2007년 9월에는 주로 학교생활을 고민하는 학생들의 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동급생의 괴롭힘을 토로하는 한 학생에겐 “싸움을 안 하겠다는 건 영원히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계약”이라며 싸움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의자를 집어서 정확히 상대방 머리에 찍어야 하는데 의자 다리 쇠모서리 쪽으로 아주 강하게 내리쳐서 머리가 찢어지게 해줘야 한다”며 “그 후에 상대가 책상에서 일어나기 전에 주먹 연타 날린 후 박치기로 끝내주시면 되겠다”고 폭력성을 드러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뱃일에 대한 경험담을 토대로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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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네이버 ‘지식IN’에 올린 글. 네이버 캡처


2016년 한 숙박업 커뮤니티에서는 “진상유형별 대처 노하우”라고 쓴 글이 확인됐다. 그는 “모텔, 호텔 경력 7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수많은 지역과 가게를 거치면서 프런트에서 사람 칼맞고 죽는 것도 봤다. 오백만원짜리 시계 잃어버렸다고 공갈치는 협박범도 겪어봤고 경찰서에 수도없이 들락거려 현재 남부지검에 계류 중인 사건이 두건이나 된다”고 했다. 그는 “팔뚝에 문신한 빡빡머리 조폭이 프런트에서 방값 비싸다고 다 때려부순다 협박을 하길래 ‘몸에 문신하면 칼 안들어가? 니몸엔 칼 안들어가냐?’는 대사를 쳐줬다”며 “(그러면 손님이)캐셔와 대화 때와 180도 태도가 돌변해 묻는 질문해 존댓말로 다 대꾸하고는 그냥 나간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 범죄 전문가 “장씨 사회적 관계 없다보니 사이버 공간에 고립”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넷에 올라온 장씨의 글들이 상당히 ‘반사회적’”이라며 “소위 요즘 일본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얘기하는 히키코모리 신드롬에 가까운 비사회적 구조 속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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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장대호. JTBC 방송화면 캡처


이 교수는 “(장씨가)법이나 질서 등 공적제도에 의해서 호소하기보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문신 있는 손님은 어떻게 척결하는 식의 초법적 사고를 했다”며 “이런 것은 반사회적인 태도 중 하나”라고 봤다. 그는 장씨가 자수 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라고 외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이 사람이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 같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장씨가 오프라인 상에서 전혀 사회적 관계가 없다 보니까 사이버 공간에서 자기 혼자만의 세상 속에 고립돼 있던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까 그 고립된 세상에서 진상이 나타나면 본인이 직접 나서서 심지어는 흉기를 들고 척결을 해야 될 정도로 힘이 지배하는 이런 가치 체계를 스스로 구축을 한 것. 일종의 판타지 세상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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