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조국 딸 '부정입학 의혹'에 고대생 '촛불' 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려대 학내 게시판 '분노·허탈감' 봇물

"조국 내로남불에 구토 난다" 맹비난

2030 세대 "노력에 대한 확신 흐려져"

23일 고대생 2000명 '학위 취소 촛불집회'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노컷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 조모씨(28)를 둘러싼 부정입학 의혹이 짙어지면서 모교인 고려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조씨의 학위 취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도 열 계획이다.

21일 고려대 학내 커뮤니티 '고파스'는 조씨의 부정입학 논란으로 뜨겁다. 조 후보자의 이중성을 비판하면서 학교 측을 향해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한 학생은 "스물 한살이던 2010년 겨울 '진보집권플랜'을 읽으며 조국 교수에게 감탄했는데, 그때 이미 내로남불의 증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구토가 난다"며 "저런 사람의 이중성을 모르고 끝까지 지지한 내 머리를 깨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외고 문과생이 무슨 스펙으로 대다수 이과 지원자들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는지, 뛰어난 정량적 요소나 논문 실적을 제외하면 이해하기 힘들다"며 "학교 측은 자료 폐기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조 후보자의 장녀 조씨는 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시절 2주 동안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고 영어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씨가 해당 논문을 활용해 고려대에 부정 입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더욱이 조씨를 인턴으로 받아 지도한 교수가 조씨 어머니와 애초 친분이 있던 사이로 밝혀지면서 특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젊은 2030 세대의 허탈감과 분노가 폭발한 이유다.

고파스에 게재된 글에서 한 학생은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도 3번의 면접 탈락 이후 겨우 원하던 인턴을 시작했다"며 "이번 일을 보면서 정말 힘이 빠진다. 수많은 편법과 탈법 속에서 오히려 평범이 죄가 되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학생은 "누군가에게 노력은 국어사전과 다른 의미인 것 같다. 노력에 대한 확신이 점차 흐려져 간다"며 "누군가는 말 위에 올라탔고 누군가는 페이퍼 위에 올라탔지만 내가 올라탔던 건 부모님의 등이 아니었나 싶어 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대 슬로건 가운데 '젊음을 고대에 걸어라, 고대는 세계를 걸테니'라는 말이 있다"며 "참 가슴 벅찬 말인데 이제 나는 무엇을 걸어야 하고, 고대는 또 무엇을 걸 수 있냐"고 되물었다.

고려대 학생들은 오는 23일 학교 측에 조씨의 학위 취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집회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학생만 2000명에 이른다.

촛불집회를 제안한 학생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부정 입학으로 결국 이화여대 학위가 취소됐다"며 "조국의 딸도 부정한 수단을 사용해 고려대에 입학한 사실이 확인되면 마땅히 학위가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