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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의료계 화났다...조국 딸 병리학 논문 논란에 대한의학회도 22일 긴급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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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부터 전공의까지 우리나라 의료계가 들끓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이 불씨가 됐다. 10여년전 당시 고등학교 재학생이었는데 소속기관을 대학 연구소로 위조했을 뿐 아니라 고교생 신분으로 2주만에 논문 작성 전반을 주도한 제1저자가 된 상황을 용납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의료계 단체들도 잇따라 회의를 열고 관련 교수의 윤리 검증에 나섰다.

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딸의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이 의료계 분노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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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21일 오전 상임이사회를 열고 단국대 의대 A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한데 이어 우리나라 의학 학술연구 분야 최고 기구인 대한의학회도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 작성과정에서 연구 윤리를 위반한 사항이 있었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은 "원로들로부터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 지 의학회 이사진이 의견을 충분히 개진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번 논문 건을 어떻게 볼 지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22일 이사회 개최 시간과 장소는 모두 비공개"라면서도 "이사회가 끝난 뒤 곧 바로 의견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등 SNS에 올라온 의과대학 교수, 전공의 등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 ‘논문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 등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서정욱 서울대 교수는 "연구 윤리 상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며 "해당 논문의 1저자의 아버님이 조국 교수라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학술지의 입장은 정치적 입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의대 교수 역시 "의대 재학 중에 정말 연구에 관심있어 방학 내내 실험실에서 살다시피한 친구도 저자 리시트 끝자락에 이름 넣어줄까 말까 정도였다"며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의대생에게 논문을 쓰게 한 적이 있다는 한 교수는 "소속을 쓰려고 보니 학생이란 표현을 사용하기가 그래서 대학명을 표기한적이 있다"면서 "논문을 내면서 고등학교 이름으로 내기는 좀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대학병원의 또 다른 교수는 "해외에서도 의대를 진학하기 위해 고교생들이 의대나 대학병원 연구실 등에 인턴으로 참여한다"며 "최소 4주 이상의 인턴십을 필수로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대 진학 전인 고등학생이 단 2주만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제1저자로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가히 천재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교생이 만약 주저자로 기여했다면 반드시 ‘고교생’이라고 신분을 논문에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면서 병리학 논문을 썼다. 병리학과는 거리가 먼 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었지만 단 2주만에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이 논문은 대한병리학회에서 심사를 맡아 이듬해 정식으로 국내 학술지에도 실렸다.

연구 논문에서 자료 수집, 논문 작성 등 전반적인 역할을 다 수행하는 제1저자는 연구 실적에서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정당한 인턴십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책임저자인 A교수도 "조씨가 열심히 참여한 게 기특해 제1저자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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