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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김보라 감독 "전도연 배우와 같이 작품하고 싶다"[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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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민경훈 기자] 김보라 감독 인터뷰.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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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온전히 제 이야기일 순 없다. 이 영화를 본 많은 분들이 자신만의 은희를 발견하더라. ‘내가 너무 은희 같다’고 하는 사람도, ‘소름 끼쳤다’는 사람도 있었다. 제가 유년기에 느꼈던 두려움이 반영되긴 했지만 수정 단계에서 치밀하게 이야기적으로 집중했다.”

김보라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청소년기가 반영된 자전적인 영화 같다’는 물음에 이 같이 답했다.

은희라는 줏대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신예 박지후(17)의 열연이 큰 힘을 보탰다. 촬영이 진행된 2017년 15세였던 박지후는 여느 동갑내기와 다를 바 없는 보통의 10대로서 캐릭터와 하나가 됐다.

김보라 감독은 박지후에 대해 “오디션을 볼 때 대사를 읽는 걸 보고 숙련된 배우가 아닌 게 좋았다. 이미 자기 색깔을 가진 배우면 바꾸기 어렵다. 성인 배우면 자기 색깔이 있어도 변주가 가능하지만 은희를 맡을 배우는 백지 같기를 바랐다”며 “박지후 배우에게 ‘벌새’는 첫 상업 장편인데, 작업하면서 같이 만들어가기 편했다. 지후가 담백한 사람이라 은희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 모두가 ‘은희’라고 불렀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은희가) 담담하게 갈 때는 담담하게 가고, 폭발할 때는 몰아 붙이면서 했다”고 말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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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후와 더불어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은희가 한풀이를 하는 신(scene)이다.

김 감독은 “은희가 춤 추는 장면에서 제가 ‘너를 다 내려놓고 춰야 된다’고 했다. 가짜가 아닌 진짜의 감정을 끌어내 달라고 얘기했다. 강한 장면이 많진 않지만 그 부분에는 확실히 집중했다. 동물적인 느낌을 표현해주길 바랐는데, 지후가 벽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정확히 감정을 표현하더라. 당시 현장에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박지후는 ‘벌새’로 제18회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보라 감독은 아직까지 차기작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SF 장르 혹은 전쟁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여성의 눈으로 본 전쟁 영화나 SF를 해보고 싶다”며 “보통의 전쟁영화는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지 않는데 저는 모든 스펙타클이 끝난 후, 폐허가 남은 일상을 기록해보고 싶다. 전쟁영화를 만든다면, 여성이 그리는 재난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같이 영화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는 물음에 “전도연 배우와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김보라 감독은 “제가 이 영화를 만들고 나서 느낀 게 관객들이 ‘되게 잘 만들었다’라고 말씀해주시기보다 일기를 쓰거나 산책을 하거나, 친구랑 술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과거의 기억을 만나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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