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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예술인 57%는 성추행 피해 목격⋯가해자는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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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미술·사진 3개 예술분야 종사자 절반 이상이 동료 예술인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추행이 가장 많이 일어난 장소는 예술행사 및 회식장소였고, 가해자는 선배 예술가가 가장 흔했다. 하지만 불이익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대다수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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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재단법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미투 이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의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2017년 10~11월 실시한 예술분야 성폭력 실태 시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예술인 1254명 중 57.4%가 ‘다른 예술인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었다’고 답했다. 폭행·협박이 수반된 것은 아니지만, 가해자가 고의로 피해자 신체 부위를 건드리거나 몸을 밀착하는 행동을 보거나 들었다는 것이다. ‘동료 예술인이 폭행·협박을 동반한 강제 성추행 피해를 보거나 들었다’고 답한 조사 대상자도 36.4%였다. 이 밖에 ‘강간미수(19.1%)’나 ‘강간(11.9%)’ 피해를 목격했거나 들은 경우도 있었다.

조사 대상자가 실제로 가장 많이 겪은 성폭력 피해는 ‘언어적 성희롱(42.6%)’이었다. 이어 ‘시각적 성희롱(25.6%)’, ‘폭행·협박 미수반 성추행(20.1%)’, ‘스토킹(11.5%)’, ‘폭행·협박 동반 성추행(7.4%)’으로 조사됐다. ‘강간미수(4.0%)’, ‘강간(2.0%)’ 피해를 밝힌 경우도 있었다.

성추행·성폭력 피해가 가장 많이 벌어진 장소는 ‘예술행사 및 회식자리’였다. 가해자 1순위로는 ‘선배 예술가’가, 2순위로는 ‘교수·강사’가 꼽혔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나 목격자 중 4.1%만 신고를 했다고 답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신고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39.7%)’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와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27.2%)’, ‘앞으로 나의 예술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서(23.0%)’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자 중 39.5%는 피해 당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그 사람의 행동이 성폭력인지 몰라서(40.9%)’가 가장 많았다.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28.4%)’, ‘말을 안 들으면 큰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3.1%)’라는 답이 이어졌다.

[김경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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