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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한·일 “민간교류 계속돼야” 대전 찾은 일본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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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경색 속 한남대 ‘한국문화 연수’에 52명 참가

경향신문

지난 19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무도관에서 ‘한국어·한국문화 연수’에 참가한 일본 대학생들이 한국 학생들에게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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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 수업·한옥 체험

연주 장면 동영상으로 담고

꽹과리·장구 치며 소통·공감

“양국 관계 빨리 좋아졌으면”

배재·대전대서도 연수 진행


“일본에도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많은데 정치적인 문제로 젊은 세대까지 서로 안 좋은 감정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19일 대전 한남대에서 만난 조쿠라 노노카(20)는 한국에 오기 전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일본 방송에서 경색된 한·일관계와 불매운동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이 많이 보도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막상 와보니 한국인들이 불매운동을 하면서도 일본인을 적대시하는 것 같진 않았다”며 “역사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잘 모르지만 두 나라 관계가 빨리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국제대학 2학년인 조쿠라는 한남대에서 열리는 ‘일본대학 한국어·한국문화 연수’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7일 한국에 왔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시점이었다. 한남대 연수 프로그램에는 조쿠라 외에도 모두 52명의 일본 대학생이 참가하고 있다.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서도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겠다며 찾아 온 학생들이다.

이날 한남대 무도관에서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사물놀이 수업이 진행됐다. 대학 동아리 학생들이 연주를 선보이자 일본 학생들은 연주 장면을 놓칠세라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귀를 기울였다. 이내 저마다 꽹과리나 북, 장구 등을 손에 들고 함께 장단을 맞추기 시작한 두 나라 학생들 사이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소통과 교감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남대 2학년 이정주씨(20)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학생 교류까지 단절되면 미래의 한·일관계 발전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일본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 참가 학생들은 앞서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하고, K팝 댄스와 태권도를 배우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21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부여 백제문화단지 등을 둘러보는 문화탐방을 했다. 연수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대전에서는 현재 배재대와 대전대에서도 일본 대학생 연수가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시작된 배재대 연수에는 일본에서 16개 대학 111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대전대도 이달 말까지 2개 자매대학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한다. 이덕훈 한남대 총장은 “양국 관계가 좋지 않지만 대학·학생 간 교류와 소통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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