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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몸통시신 사건 장대호 "수염 태웠다고 사람 죽인 武臣 정중부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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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무신정변 일화 언급하며 "장난도 당사자에겐 큰 원한…

흉악범이 양아치 죽였을 뿐, 유족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경찰, 실명·나이·얼굴 공개

조선일보

지난 8일 종업원으로 일하던 모텔의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피의자 장대호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박상훈 기자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인 장대호(38)가 21일 얼굴이 공개된 상태에서 "상대방이 죽을죄를 지었다. (피해자 유족에게도) 전혀 미안하지 않다"며 또다시 막말을 쏟아냈다.

장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거침없이 취재진에 답변을 했다. 경찰이 말을 끊고 데려가려 하자 "왜 말을 못하게 하는데"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전날인 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그의 실명과 나이를 공개했으며, 이날부터는 마스크를 씌우지 않고 얼굴도 드러냈다.

장씨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반성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죄를 지었다.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장씨는 고사(故事)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범행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시대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다.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잡아죽였다. 그냥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 같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의 큰 원한이다"라고 했다.

장씨는 지난 8일 종업원으로 일하는 서울 구로구의 모텔에 손님으로 찾아온 투숙객(32)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12일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마곡철교 남단에서 몸통 부위가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했으며 장씨는 17일 새벽 자수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고, 주먹으로 치며 반말도 해 기분이 나빠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8일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면서 피해자를 '너'라고 칭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소리쳤다.





[고양=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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