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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직장인 아빠 2명 중 1명은 "승진보다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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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20~40대 아빠 1000명 조사

"승진에 불리하더라도 적게 일하고 양육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친구 같은 아버지가 가장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해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5월 10~13일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20~40대 아빠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보니, 이렇게 답하는 아빠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아빠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협회는 2017년부터 한 해 두 차례씩 이러한 저출산 인식 조사를 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요즘 아빠 둘 중 하나는 육아 때문에 이직도 고민

조사 대상 두 명 중 한 명은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직이나 사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과반(50.8%)이 '근무 환경 때문에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할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이직을 했다는 사람(9.5%)도 적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뒀다는 사람(3.8%)도 있었다. '승진에 부정적일 수 있더라도 적게 일하고 양육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사람도 절반이 넘었다(54.2%).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위해 필요한 것'을 꼽아보라는 질문에는 '시간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44.6%)는 응답과 '비용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42.9%)는 응답이 비슷하게 나왔다. 열 명에 아홉 명 이상(91.4%)이 '출산 직후 한 달 육아휴직 의무화'에 찬성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아이가 아플 때'(12.1%) '잦은 야근 등으로 바빠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부족'(9.5%) '피곤함과 체력 부족'(9.3%) 등의 답이 돌아왔다.

◇"나는 69점짜리 아빠"

자신이 얼마나 아빠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100점 만점으로 평가를 해보라고 했을 때 전체 응답자들이 매긴 평균 점수는 69.1점이었다. 그만큼 육아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5점 만점으로 평가했을 때 '아이와 친밀하다'는 항목에는 평균 3.92점을 줬다. '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네 명 중 세 명(74.5%)이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육은 여성이 더 적합하다'는 응답은 40대 아빠들 사이에서도 소수(12%)였다. 30대 아빠(7.8%)와 20대 아빠(4.2%)로 내려가면 더욱 수가 줄었다.

하지만 아빠들이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아빠가 돌보는 시간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육아 시간을 10이라고 봤을 때 아빠들이 돌보는 시간은 2.7, 엄마(배우자)들이 돌보는 시간은 6.2였다.

나머지 1.1은 아이의 조부모나 베이비시터 등이 돌봐주는 시간이었다. 양가 어른들이 육아를 돕는 경우, 외조부모가 아이를 돌봐준다는 사람(65.4%)이 친조부모가 돌봐준다는 사람(41.4%)보다 많았다.

◇내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 되고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친구 같은·(아이와) 친한 아버지'라는 답(43.1%)이 가장 많았다.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12.1%), 잘 놀아주는 아버지(9.9%) 등이 뒤를 이었다. '권위 있고 단호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답을 한 사람은 극소수(0.1%·10명)에 불과했다.

이는 요즘 아빠들이 자신들의 아버지와는 다른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의미였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엄격한 아버지'(23.5%) '무뚝뚝한 아버지'(14%) '무서운 아버지'(12.3%)였다는 답이 많았다.

아빠들은 아이의 웃음 하나에도 행복해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행복했던 경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이가 웃을 때'(21.1%)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아빠라고 처음 불러줬을 때'(11.4%)와 '퇴근 시 아이가 달려와서 나를 반겨줄 때'(7.7%)에도 아빠들은 행복했다고 답했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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