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홍봉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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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일본 수입비중과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높은 반도체 소재와 특수목적용 기계, 정밀화학제품 등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미래 신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와 친환경 자동차 등의 발전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악화돼 소재·부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관세인상과 같은 가격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수입규제 대상품목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져 우리기업의 경영계획 수립에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소재·부품산업 육성대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소재부품의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노력은 설비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총재는 "국내 금융시장내 일본계 자금 동향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보고했다. 6월말 기준 일본계 국내증권투자 잔액은 129억달러(약 15조5496억원)로 외국인 총잔액 중 2.2% 수준이다. 주식과 채권 비중은 각각 2.3%, 1.3%다. 일본계 외은지점이 갖고 있는 한국기업 등에 대한 대출채권은 23조3000억원으로 전체은행 대출채권 중 1.9%다.
일본 수출규제 타격이 큰 반도체 가격(고정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소매가격은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D램(8G) 고정가격은 6월중 3.31달러에서 7월중 2.94달러로 하락했다. 반면 소매가격은 6월말 3.14달러에서 지난달말 3.53달러로 올랐다.
이 총재는 "일본 수출규제 발표 후 D램의 기업간 대규모 거래가격인 고정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소매가격은 공급감소 우려를 반영해 상승했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대중수입품 추가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중분쟁 심화는 우리 수출을 더욱 부진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양국간 갈등과정에서 중국 수입수요가 둔화돼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거나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이 증대돼 한국 경제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요인 전개상황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불안 심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점검하고 시장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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