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학교 측에서도 운영상 문제 인정하고도 변명"
고려고 기자회견 |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성적 상위권 학생을 특별관리하고 학교를 입시 학원화했다는 지적을 받은 광주 고려고가 시교육청 감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상위권 학생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부도덕한 학교가 아니다"고 해명하면서 감사 결과를 "교육 권력의 횡포"라고까지 규정하자 시교육청은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문형수 교장 등 고려고 관계자들은 22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험문제 출제 논란, 학교 운영의 부족함 등으로 학생, 학부모, 시민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하고 실수와 오류는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장 등 6명을 중징계하고 교사 48명을 징계·행정 처분하기로 한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는 "고발, 파면, 해임 등 교사 80%가 징계를 받을 만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문 교장은 상위권 학생들로 구성된 수학 동아리에 제공된 유인물에서 기말고사 5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유출 의혹과 관련해 "동아리 학생 일부는 보도를 통해 동일 출제 사실을 인지할 만큼 교사가 강조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다"며 "정답률을 확인해보니 이득을 본 학생도 없다"고 강조했다.
우열반은 최상위권 학생 특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위권 학생에게 필요한 영어, 수학 과목 수준별 이동수업이라고 해명했다.
전국 1만1천789개 중·고교 중 2천22곳이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는 지난해 6월 학교 알리미 공시 정보도 제시했다.
학교 측은 서술형 채점 오류, 학생 과목 선택권 제한 등도 상위권 학생을 위한 특혜가 아니고 다른 학교에서도 흔히 생길 수 있거나 일반화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상위권 학생 특혜의 온상으로 지목된 기숙사는 폐쇄했다.
문 교장은 "고려고는 내신보다 수능 성적이 훨씬 잘 나오는 학교인데 이 또한 내신 성적 조작과 비리로 만들어진 결과이겠냐"며 "내신 5∼7등급 학생도 지역 주요 대학에 진학 시켜 다른 학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실적을 냈고 교육청의 학생·학부모 상대 만족도 조사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은 학교"라고 말했다.
그는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결정해 놓은 듯 범죄자 취급하고, 자백을 강요하고, 인격과 인권을 무시해 감사를 벌였다"며 "형평에 맞는 철저한 조사와 감사로 교육 불신을 해소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문제 유출 의혹에서 감사를 시작해 성적 처리,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니 부적정한 부분이 상당히 나왔고 학교 측에서도 이를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변명한 것으로 본다"며 "시교육청은 사실에 근거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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