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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현대인의 일그러진 욕망을 은유한 김형관 '감로 甘露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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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형관, 아귀도, 종이에 래디언트 라이트 필름, 색테이프, 컬러 시트지, 116x91cm, 2019. 제공|씨알콜렉티브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김형관 작가가 개인전 ‘감로 甘露 (Sweet Water)’전을 9월 28일까지 씨알콜렉티브에서 연다. 씨알콜렉티브 2019년 올해의 CR 작가 선정 기념전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색으로 뒤덮인 탱화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중간에 놓인 유리창에는 괴물 같은 형상이 그려져 있고 선반에는 불상 등이 놓여있다. 마치 신당에라도 들어선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김형관 작가는 오랫동안 굿이나 무속신앙 등의 초자연적인 샤머니즘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감로탱화(Nectar Ritual Painting, 甘露幀畵)’에 등장하는 ‘아귀(餓鬼)’를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간의 긴장으로 전환한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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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관, 감로탱, 종이에 래디언트 라이트 필름, 색테이프, 컬러 시트지, 122x160cm, 2019. 제공|씨알콜렉티브


‘감로탱화’는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의식에 쓰였던 조선시대 불화다. 고통을 당하는 중생인 아귀에게 감로(진리)를 베푼다는 의미. 감로탱화에서 아귀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늘 굶주림의 고통 속에 사는 흉측한 형상이다. 김형관 작가는 아귀를 자본주의 시대 욕망을 쫒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빗댔다.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귀 형상을 화려한 색과 단순화한 형태로 표현해 새로움을 전하는 것은 물론 아귀의 모습을 창문에 설치해 관람객이 감로탱화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김형관 작가는 “땅, 물, 불을 통해 수증기로 기화되어 맺히는 것이 이슬인데 이 그림은 결국은 궁극에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진리’ 혹은 ‘깨달음’이고 그걸 순환하는 인간의 죽음과 욕망을 통해 강렬하게 부각시켜 보여준다. 아귀는 현대사회에 속 시스템이자 변형된 인간이 처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자본의 패권과 무한한 권력, 신기술, 첨단과학이라는 이름의 탐욕과 욕망을 쫓아 흉측하게 된 아귀, 방송미디어를 통해 듣는 인간 세상은 어쩌면 육도에 윤회, 지옥도에 갇힌 아귀들이 아닐까. 이번 전시는 위험에 노출된 풍경과 사물들을 통해 인류의 구원과 희망적 낙관을 기대 할 수 있는 것인가를 질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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