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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제2 여인숙 참사 없도록…” 전북소방본부 긴급 소방점검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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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한 노후 여인숙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지붕 위로 치솟고 있다. 이날 불로 달방 생활을 하던 노인 3명이 숨졌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폐지를 모아 달방 생활을 하던 노인 3명이 화재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전북도가 숙박시설에 대해 긴급 소방 안전점검에 나섰다.

전북소방본부는 화재에 취약한 소규모 숙박시설의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도내 여인숙 168개소를 대상으로 긴급 소방 안전점검에 돌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소방본부는 여인숙의 용도·규모에 따라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기초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화재 취약 요소를 꼼꼼히 살펴 보완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400㎡ 미만 소규모 영업장은 소형 소화기나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 또는 자체 갖추도록 하고, 기존에 설치된 소방설비에 대해서는 작동 여부 등을 점검한다. 또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업소의 위치와 주변 상황 등 정보를 파악해 향후 비상 출동 계획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현행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전체면적 33㎡ 이상 모든 시설물에 대해서는 소형 소화기를 갖춰야 하고, 400㎡ 초과 시에는 비상경보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소방본부가 파악한 도내 여인숙은 지난 19일 새벽 화재 참사가 발생한 전주 노송동과 인접 서노송동 일대가 54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익산 30개소 남원 26개소, 군산 18개소, 정읍·부안 각각 15개소 등 순이다.

여인숙 대부분은 지상 1층 단층 건물이지만, 1990년 이전에 지어져 노후화된 데다 주로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이 달방 생활을 하면서 휴대용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 위험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전북에서 발생한 여관·여인숙 화재는 모두 8건으로 나타났다.

마재윤 전북소방본부장은 “여인숙은 대개 소규모 건축물로서 화재시 고정 소화 시설 등이 없어 초기 진화에 어려움이 많다”며 “쪽방이나 컨테이너 하우스 등 유사 시설에 대해서도 화재 예방 점검을 벌여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희망나눔재단은 이날 전주 여인숙 화재 참사에 대한 논평을 내고 “빈곤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사고로 사회적 안전망 밖에서 벼랑 끝 생활을 하는 빈곤 노인들의 현실이 알려졌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취약지역 소외계층에 대한 주거 실태와 복지 수요를 전수 조사하고, 최소한의 주거 보장을 위해 빈집을 수리해 임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주거복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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