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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장자연 추행 혐의’ 전 조선일보 기자 무죄… “윤지오 진술 신빙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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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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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자연씨를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08년 8월5일 서울 강남의 한 노래방에서 열린 지인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테이블 위에서 춤추는 장씨를 보고, 장씨의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무릎에 앉힌 뒤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술자리에서 조씨 등에게 강제추행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이듬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배우 윤지오씨는 당시 술자리에 장씨와 함께 있었으며, 조씨의 추행을 진술한 유일한 증인이다.

오 부장판사는 “윤씨가 비록 처음에는 추행범으로 한 언론사 대표를 지목했지만, 경찰이 보여준 동영상 등을 통해 피고인으로 바로 잡았고, 이후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피고인을 추행범으로 지목했다”며 “이 밖에 피고인 스스로 경찰 참고인 조사 당시,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언론사 대표가 참석했다고 진술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정황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추행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부장판사는 이 같은 ‘강한 의심’에도 불구하고 윤씨 진술의 신빙성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오 부장판사는 “윤씨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을 형사처벌 할 수 있을 정도로 피고인의 혐의가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7개월만에 조사를 받아 윤씨의 기억이 선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도 △윤씨가 이 사건 술자리 참석자 중 유일한 30대로 가장 젊었던 조씨를 ‘50대 신문사 사장’이라고 진술한 점 △윤씨 스스로의 기억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들은 사실을 토대로 추측해 추행범을 신문사 사장으로 지목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판결 이후 조씨는 법정을 나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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