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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총파업…"정부, 정규직 전환 특단대책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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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비정규직노동자 800여명 청와대 인근 파업출정식

서울·경북·부산·강원·전남대병원 등 총 5개 병원 노동자 파업 참여…청소·주차 등 분야

병원 측 "업무 공백 없어…자회사 고용 등 다양한 방식 고려 中"

교육부 "강제 할 수 없어 난감…빠른 시일 내 협상 이룰 것"

이데일리

국립대병원 파견용역노동자들이 22일 오후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직접고용 정규직전환 요구 파업결의 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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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국립대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파견·용역직을 직접 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예산 등을 이유로 확답을 내리지 않는 상황이다.

◇“고작 0.29%만 정규직 전환…병원과 정부는 뭐하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참가자들은 총파업대회에서 직접고용을 쟁취할 때까지 무기한 전면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끝까지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파업에는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부산대병원·강원대병원·전남대병원 등 총 5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참여한다. 쟁의권을 가지지 못한 경북대치과·경상대·분당서울대·서울대치과·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8개 국립대 병원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휴가 등을 이용해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파업 참가자들은 대부분 청소·주차·시설관리직 분야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립대 병원의 직접 고용 방식의 정규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5223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는 15명에 불과하다. 다른 분야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비율이 약 85%인데 비해 국립대병원의 정규직화 비율은 0.29%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 8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고 있는 국립대 병원 측과 실효성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의 조속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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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 출정식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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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모든 가능성 열고 논의 中”…교육부 “나서기 난감”

이에 대해 국립대병원 측은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고용을 포함한 비정규직 전환을 고려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예산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직접 고용이 아닌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고용을 최선의 방식으로 판단 중”이라면서도 “논의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고용 형태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립대 병원은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해야한다”며 자회사 방식의 고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간에 낀 교육부의 입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정부의 적극 개입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의 역할은 노조 측과 국립대 병원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가이드라인 제시를 넘어 강제로 정규직 전환을 밀어 붙이는 것은 월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 노동자 측과 병원 측의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업무 공백은 크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업무를 정규직 노동자들이 분담해 수행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불편을 느낄만한 업무 공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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