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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연합시론] 희비 엇갈린 한일 관광객 증감…일본도 타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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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7월 관광통계가 나왔다. 양국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관광객 추이는 진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관광청 발표를 보면 지난달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작년 7월 대비 7.6% 감소했다. 반면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19.2%가 늘었다. 일본 방문이 줄긴 했지만 예상만큼은 아니고, 일본인 관광객의 큰 폭 증가도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한일 갈등이 시작됐을 때 일본으로의 신규여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국내 여행업계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7%대 감소는 그 폭이 그리 큰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잡힌 일정이 많았고, 사업상 이유 등 불가피한 여행도 상당폭 차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일 갈등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때라는 점도 이유가 될 듯하다.

우리는 이 감소 폭이 크지 않다고 평가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를 두고 최근 한일 관계 악화가 원인이며 이런 추세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대한항공이 한국과 일본을 잇는 6개 노선의 운항을 휴업 또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규슈(九州)나 홋카이도(北海道)의 관광 관계자로부터 비명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온천 관광지 오이타(大分)현 여관호텔생활위생업동업조합의 한 간부도 "8∼9월 한국인 여행객의 예약 수가 봄 무렵과 비교해 5∼6할 정도 줄어든 호텔도 있다. 이대로 계속되면 사활 문제"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8월에는 일본 여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 여행객은 사실상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한 대형여행사는 8, 9월 일본 여행 예약이 작년 동기대비 8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나루세 미치노리(成瀨道紀) 일본총합연구소 부주임연구원은 "7월분은 일한 관계의 악화가 확대하기 전에 예약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8월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방문객 수 감소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144만8천67명으로 지난해 7월 대비 15.4%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51만9천132명, 일본 27만4천830명, 대만 11만3천587명, 미국 9만7천428명, 홍콩 5만9천36명 등이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26.5%나 된다. 일본인의 증가율 19.2%도 전체 증가율보다 3.8%포인트 높다. 일본의 여행객들이 한일갈등과 같은 정치 이슈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관광객 추이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자국에도 큰 손해를 불러올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이 들어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 통계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본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 이에 때맞춰 우리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수출규제와 경기침체 등으로 위축된 관광업계의 활력 제고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 다변화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번 기회에 우리 관광자원도 한차원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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