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불안해서 못가'… 홍콩달러 환전액 이례적 '급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홍콩공항 일시폐쇄 후 일평균 홍콩달러 환전액, 작년比 14%↓]

머니투데이

'범죄자 송환법' 개정을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장기화하자 홍콩달러 환전 규모가 예년에 비해 급감했다. 홍콩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홍콩 여행을 취소하거나 계획을 바꿔 다른 곳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다.

22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이 홍콩공항 일시 폐쇄 이후인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영업점과 모바일 등을 통해 고객에게 환전해 준 홍콩달러 규모는 총 7475만8338 홍콩달러(약 114억9783만원)였다. 이를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1067만9762 홍콩달러(약 16억4265만원)로, 지난해 8월 일평균 환전액 1239만9076 홍콩달러(약 19억710만원)보다 13.9% 급감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여름휴가철 환전 규모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났다"며 "홍콩 달러 환전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는 특히 지난 12일과 13일 홍콩공항 일시폐쇄 여파가 '트리거'(발단)가 돼 이같은 상황을 야기했다고 설명한다. 홍콩 시위는 지난 6월부터 계속됐지만 평화적으로 진행되면서 여행객 감소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약 1만명의 시위대가 홍콩공항을 점거하며 공항이 일시폐쇄됐다 운영을 재개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것이다.

공항 일시폐쇄 전인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환전액은 총 1억2775만4316 홍콩달러(약 196억4989만원), 일평균 1161만4029 홍콩달러(약 17억8635만원)였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환전액이 공항 일시 폐쇄 이후 일평균 약 8%(93만4267 홍콩달러·약 1억4370억원) 쪼그라든 것이다.

당분간 홍콩달러 환전 규모가 더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을 무력 진압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홍콩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홍콩 여행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려는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단기간 내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홍콩여행 수요 감소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 수요 감소로 환전액이 줄어든 나라는 홍콩 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반일' 감정 확산으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줄면서 환전액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고객이 환전해간 엔화는 총 225억엔(약 2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달 245억엔(2771억원)보다 약 8% 감소한 수치다. 본격 휴가철 진입 전인 지난 6월(244억엔·약 2759억원)과 비교해도 엔화 환전 규모가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환전 수수료 이익은 예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이나 일본 여행을 포기한 사람들이 대체 여행지로 다른 나라를 찾으면서 다른 외화 환전을 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