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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금감원,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 금융회사 검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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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노동조합 “지난 4월부터 대응책 요구했으나 경영진 안일한 판단”

세계일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에 대해 검사에 나서겠다고 22일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금감원이 내일(23일)부터 판매사와 상품 설계사 등을 검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질의에 “많은 투자자가 거액의 손실을 본 만큼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등 문제에 대해 금감원 검사 이후 종합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원금이 손실 날 수 있다는 정도 설명하는 것 외에 잘못되면 고객님의 집도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한 경우는 없다”는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의 지적에는 최 위원장은 “개별적으로 어떻게 설명했는지는 검사를 통해 파악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판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와 운영사 모두를 검사하다 보니 검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판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 다음달부터이고 그 이후에 손실 금액이 확정된다. 분쟁 조정도 손실이 확정돼야 진행할 수 있고 그 사이 불완전판매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봐야 한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판매수수료를 선취하는 구조이다 보니 상품 만기까지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의 지적에는 “해당 상품을 판매할 때 어떤 동기를 갖고 했는지도 이번 검사에서 짚어봐야 할 대목”이라고 답변했다.

은행이 원금 전액이 손실될 수 있는 상품을 파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평소에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금융사에 책임을 묻되 투자자 책임 원칙이 훼손돼선 안 된다는 지적에 최 위원장은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금융사에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 구제도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투자자 측에서도 위험이 전혀 없는 고수익 상품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기준으로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가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파생결합상품(DLF, DLS)의 판매액은 8224억 수준으로 이중 88%인 7239억원은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금융회사별로는 우리은행이 4012억원, 하나은행 3876억원, 국민은행 26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 13억원, NH증권 11억원 등을 판매했다.

지난 21일 하나은행 직원들은 올해 4월부터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관련부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안일한 대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금리 하락 추세가 심각함을 감지한 자산관리 직원(PB)들이 4월부터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고객이 손절매할 수 있도록 환매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관련 부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6월에는 노조가 이 상품에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담당 임원에게 직원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영진은 자본시장법 위배 가능성, 중도 환매수수료를 우대했을 때 다른 고객 수익에 미치는 영향, 배임 우려 등을 내세우며 안일한 대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노조는 비판했다.

하나은행 측은 이에 “3월 8일부로 해당 DLF 판매를 중단했고 4월 3일부터 최근까지 PB들과 9차례 간담회를 열었다”며 “지난달 12일에는 자산관리(WM)사업단장과 노조 관계자, PB 200명이 참석한 간담회를 했다”고 반박했다.

세계일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에서 열린 '포용적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2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에서 만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에 대해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이동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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