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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한의학회 “고교생이 논문 제1저자 … 국격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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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조국 딸 조사 촉구 / “논문등재과정 합당한지 의심” / 단국대, 진상조사위 구성키로 / 논문 등록때 박사로 허위기재도 / 소청과의사회선 조국 검찰 고발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각종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단국대는 2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한영외고 재학시절 국제적 수준의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데 대한 부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대한의학회는 조씨의 제1저자 등재 과정이 의심스럽다며 조속한 진상 파악을 촉구했다.

단국대는 이날 경기도 죽전캠퍼스에서 비공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조씨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학교 교무처장인 강내원 윤리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윤리위원들을 확정하고 예비조사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씨를 1저자로 등재한 장영표 의대 교수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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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씨를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A 교수 연구윤리위원회에 강내원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씨의 윤리위 출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강 위원장은 “크게 봤을 때 언론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을 다룰 것”이라며 위원회 차원의 조씨 출석 요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조씨는 단국대 소속이 아니어서 윤리위가 출석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

의학연구 분야의 최고기구인 대한의학회는 이날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뒤 입장문을 내고 “조씨의 제1저자 등재가 합당한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의학회는 “이번 사태로 연구 윤리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와 국격의 추락이 심히 걱정되지만, 각 단계별로 책임있게 대처해야 할 기관이 충분한 역할을 못해 사회적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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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긴급 이사회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긴급이사회에서 참석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단국대 의대 의학연구소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의학회는 △연구 진행 시기(1년)에 비해 조씨의 참여 시기(12일)가 부족하고 △조씨의 논문상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소속 표기가 일반적인 저자 표기와 차이가 있다며 단국대 윤리위의 조속한 사실 규명을 촉구했다.

조씨의 논문이 게재된 대한병리학회도 “진상 파악 뒤 (논문 취소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리학회가 논문을 취소하면 논문 등재 사실을 고려대 수시전형 때 자기소개서 등에 썼던 조씨의 대학 입학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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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허위등재와 관련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고발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한발 더 나아가 조씨 논문과 관련해 조 후보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고2 학생을 논문에 제1저자로 올린 것은 명백한 연구윤리 위반행위다. 조 후보자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딸의 친권자이자 법정대리인으로 논문 제1저자의 허위 등재를 후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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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건물. 연합뉴스


조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정 전반에 걸쳐 내부적으로 조사 중인 부산대는 이날 “만약 고려대 학부 입학이 취소될 경우 의전원 입학도 자동으로 취소된다”고 밝혔다. 조씨의 제1저자 등록 과정에서 고교생 신분을 의도적으로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조씨가 참여한 논문이 단국대 연구과제 관리시스템에 등록되는 과정에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소속 박사로 기재됐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던 2007년 장 교수 지도 하에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으로 일한 뒤 제1저자로 등재됐다.

조 후보자는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며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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