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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시스템반도체 중소기업인 포럼 “대기업에 납품하면 종속돼”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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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대기업 없어 中企성장 도움 됐다해” / “인력난에 신제품 개발 차질” 호소 / 박영선 장관 “中企 적극 지원 할것”

“대만의 시스템반도체 중소업체들은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없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김산 캔버스바이오 이사)

“과거에는 대기업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졸업생들이 중소기업으로 오는 낙수효과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존 인력마저 유출돼 신제품을 개발하기 힘들다.”(정보선 엠데이터싱크 이사)

2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시스템반도체 중소벤처기업의 기회와 육성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에서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전문가와 중소 팹리스 기업, 반도체 전문벤처캐피털 등이 참석해 활발하게 토론했다.

세계일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회 중소벤처기업 미래포럼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패널로 나선 김산 캔버스바이오 이사는 “1999년 팹리스 회사를 시작해 삼성전자에도 납품하고 삼성SDI와 공동개발까지 했으나 경영난에 빠지며 회사를 매각하게 됐다”며 “당시 고객 다변화에 실패했고 무엇보다 대만 회사에 가격경쟁력에서 뒤진 게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고객사는 삼성이었고 LG디스플레이에도 납품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미팅을 했는데, 막판에 ‘우리가 미팅에서 말한 기술이 당신네를 통해 삼성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라고 했던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LG디스플레이 납품은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발업체였던 대만 기업들이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한 배경과 관련, “중소기업 위주로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된 대만은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없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며 “대기업이 없으니 중소기업끼리 긴밀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대기업 한 곳에 납품하면 고객사를 다변화할 수 없고 종속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대기업이 팹리스 분야에 뛰어들면서 고객사가 경쟁사로 바뀐 시장에서 중소 팹리스 업체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 팹리스 업체들의 고질적 인력난에 대한 토로도 이어졌다. 정보선 엠데이터싱크 이사는 “삼성전자만 해도 신규 반도체에 필요한 인력이 1000명이 넘는다는데 국내에 매년 공급되는 관련 인력은 300명이 채 안 된다”며 인력난으로 인한 신제품 개발의 어려움, 매출 감소, 인력 유출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중소 팹리스업체와 대기업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이 중기부에 획기적으로 책정돼 있고 이를 활용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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