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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조국 딸이 받은 ‘물리캠프 장려상’ 2009년에만 시상했다 [커지는 조국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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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려진 스펙 속속 드러나 / 본지 2005∼2018년 14년치 전수조사 / 조국 딸 출전 해에만 유일 전원 수상 / 물리캠프와 일본 학회 기간도 겹쳐 / 유엔 인권 인턴십 프로 참여도 논란 / 자소서에 백신연구소 활동 기재 관련 / 이은재 의원 “중·고생 인턴십 없었다”

지난 10여년간 진행한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주관하는 ‘여고생 물리캠프’ 본선에서 2009년에만 장려상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참가한 팀이 장려상을 받았다. 본선에 참가한 팀 전부가 상을 받은 경우도 2009년이 유일했다. 이를 비롯해 조씨가 진학과정에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 작성한 ‘스펙’을 두고 여러 의문이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대한의학회 긴급 이사회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긴급이사회에서 참석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단국대 의대 의학연구소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문화일보 제공


22일 세계일보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 동안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주관해 진행한 ‘여고생 물리캠프’ 본선 수상팀을 전수 확인한 결과 2009년에만 장려상을 시상했다. 그해 물리캠프는 7월21일부터 8월8일까지 진행했다. 당시 한영외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조씨가 소속된 팀은 장려상을 받았다. 2009년을 제외한 다른 13번의 시상식 중 12번에서 네 종류(대상·금상·은상·동상)시상을 했다. 본선에 진출한 팀이 모두 상을 받은 경우도 2009년이 유일했다. 이해에는 본선에 진출한 여덟 팀 모두가 상을 받았다. 다른 13번의 시상식 중 12번은 본선 진출 팀 수와 상관없이 다섯 팀만 상을 받았다.

조씨가 참여한 해에서만 새로 상을 만들고, 본선 진출 팀 전원이 상을 받은 것을 놓고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물리학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려상은 사실 참가상이나 비슷하다”며 “당시 캠프를 조직했던 분들이 학생을 독려하기 위해 장려상을 주자고 했으면 줄 수 있고 규정은 (정해진 게) 아니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세계일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및 사퇴 촉구 집회에서 조국 후보자 가면을 쓴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 관계자가 다른 참가자에게 가면을 씌여주고 있다. 뉴시스


조씨는 이처럼 한영외고 재학 시절 대입 수시전형을 겨냥해 다양한 인턴과 대외활동으로 스펙관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활동이나 스펙의 경우 겹치거나 ‘부풀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조씨는 2009년 여름에 이외에 공주대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3주가량 인턴을 한 뒤 7월에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관련 국제조류학회 발표 초록에 제3 발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8월2일부터 8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보조발표자를 맡았다. 물리캠프와 국제조류학회 발표 기간이 겹친다.

조씨는 또 한영외고 2학년이던 2008년에는 정모 서울대 사회대 교수가 대표로 있던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의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는 조 후보자가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재임할 때다. 당시 프로그램 지원자 중 한 명은 이날 통화에서 “2007년부터 운영하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12일 동안 제네바 등을 들러 유엔 회의 등을 참관하고 국제기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는 정도다. 지원율은 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실상의 현장체험학습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 후보자가 선발과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세계일보

고개 숙인 후보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조씨는 아울러 조 후보자가 좌장을 맡은 국제학술회의에서 인턴십을 한 뒤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한 이력서에 이를 경력으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는 2009년 5월15일 서울대 법학대학원 100주년 기념관에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 자격으로 중국·일본·대만의 사형제도를 발표하는 1세션 좌장을 맡았다. 준비단 관계자는 “조씨가 고교 때부터 인권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어 인턴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가 고교 시절에 했다며 고려대 입시 당시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국제백신연구소’(IVI) 인턴십 프로그램 행적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법사위 소속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IVI 본부 확인 결과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에 대해 “조씨는 2008년 9월1일부터 5일까지 LG-IVI Science Leadership Program에 실제 참여하고 2009년 1월22일 수료증을 교부받았다”고 해명했다.

곽은산·이희진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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