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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황종택의신온고지신] 천지지심 만물지주(天地之心 萬物之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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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짝에서 파생됐다. 남자와 여자, 수컷과 암컷, 수술과 암술이 교합해 새 생명을 낳고 공동체가 유지 발전하는 이치다. 음양 조화다. 그렇다. 음양은 대비되면서도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서로 얽히고설켜서 세상을 변화, 발전시키는 우주질서다.

역경 계사하에 “천지 음양이 크게 화합해 만물이 순화하고, 남녀의 정기를 합해 만물이 변화 생성한다(天地絪縕 萬物化醇 男女構精 萬物化生).”고 한 바가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런 이치가 흐려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 기피다. 결혼이 확 줄었다. 올해 5월 결혼건수는 2만3100건,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2만5300명에 그치고 있다. 반면 사망자는 늘고 있다. 5월 사망자 수는 2만4700명으로, 출생아보다 600명 적다. 올 하반기면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져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설상가상 초저출산율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2018년 0.98명을 기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한 명 이하를 보였다. OECD 평균 1.6명에 크게 못 미친다.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기혼여성의 53.5%가 “자녀를 꼭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민족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을 한층 강화해야겠다. 단순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확대,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문호 확대, 주거여건 개선, 보육시설 확충 등 근본적 대책 마련에 더 힘써야 한다. 프랑스처럼 ‘낳기만 해라.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정책으로 저출산율을 극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해야겠다.

수나라 때 음양학의 대가인 소길이 편찬한 ‘오행대의(五行大義)’는 “사람은 천지의 중심이며 오행의 일단이고, 만물의 주인이다(人者 天地之心 五行之端 萬物之主)”고 강조하고 있다. 인간 존재 당위성과 둘도 없이 고귀한 가치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은 국력 쇠퇴로 이어진다. 가을 결혼 시즌 청첩장이 오는 시기, ‘결혼은 축복, 출산은 애국’이라는 국민 의식 고양이 절실하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天地之心 萬物之主 : ‘사람은 천지의 중심이고 만물의 주인’이라는 뜻.

天 하늘 천, 地 땅 지, 之 갈 지, 心 마음 심, 萬 일만 만, 物 만물 물, 主 주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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