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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시인의 마을] 보월 / 윤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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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월(步月)윤 병 무

집을 이고 걸었다

무거워도 무거울 수 없는 집

번지는 있어도 부유하는 길

하현을 걸었다

경사가 심해 자꾸 미끄러졌다

외등 밝힌 집의 궤도를 돌았다

그믐 전날엔 달 작두를 걸었다

별빛 모서리를 주워

호주머니 속에서 움켰다 화끈했다

빈방에 웃옷을 걸었다

호주머니에서 쏟아졌다

한 줌의 입안 모래알들

-시집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문학과지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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