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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1% ‘개빠’의 조언 “웬만하면 개 키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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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민의 개 좋음
서민 지음/골든타임·1만4800원

개 여섯 마리를 키우는 건 도대체 어떤 일일까?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는 몇 가지의 구체적인 수치로 이 수고로움을 정리한다. 산책 한 번 다녀오면 닦아줘야 하는 발이 6×4=24개, 매일 이 닦아주는 데 소요되는 시간 30분, 널따란 배변 패드가 하루에 10장 가까이 사라진다.

여섯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사는 서민 교수가 견생을 ‘감당’하는 삶을 가감 없이 소개한 책이 나왔다. 스스로를 ‘대한민국 1% 개빠’라 칭하는 그는 외려 반려견 천만 시대를 개탄한다. “너무 많은 이들이 개를 키우고, 자격 없는 이들이 개를 키우니 견주와 개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그의 조언은 이번에도 구체적이다. “개가 아플 때 기꺼이 50만원을 낼 수 있을지 키우기 전에 생각해보라.”

책은 페키니즈들과의 좌충우돌 일상으로 가볍게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가엾은 개들의 이야기로 묵직해진다. 좁은 뜬장 안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사는 개농장 개,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강요당하는 모견, 근친교배로 유전 질환을 앓는 품종견들, 보호소가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유기견 문제 등 “지옥에서 사는 개들이 훨씬 많은” 현실을 꼬집는다.

지은이는 시종일관 ‘어떤 마음으로 개를 키우려고 하는지’ 묻는다. 개 탓에 하나뿐인 명품백이 사라지거나, 개 싸움을 말리다 몸 여기저기를 물려 응급실에 가더라도 “개 없이는 못 살 것 같다”면, 개도 사람도 행복한 입양이 될 거란다. 그가 ‘상전’들 모시기가 힘들다면서도 “개들과의 만남은 서로에게 윈윈”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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