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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리용호,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제재로 압박하면 ‘위협’으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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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외무상 명의 담화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대북 제재” 발언 정면 비판

리용호 “폼페오는 미국 외교의 독초”



한겨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그가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망발”이라며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미국이 계속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23일 본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어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대화”의 여지를 남기며 미국이 보이는 태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또 리 외무상은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것이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러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그들이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역시 폼페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비난했다.

이어 리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이 한 제재 관련 발언을 지적하며 “사실을 오도하며 케케묵은 제재 타령을 또 다시 늘어놓은 것을 보면 확실히 그는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고 조-미(북-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고 했다.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오만 끼여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군 하는데 이것을 보면 그가 미국의 현 대외정책보다 앞으로의 보다 큰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도 했다. 이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내년 상원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그가 평양을 여러차례 방문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며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을 외워대던 그 폼페오가 맞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조-미(북-미) 대화가 한창 물망에 오르고 있는 때에 그것도 미국 협상팀을 지휘한다고 하는 그의 입에서 이러한 망발이 거듭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무심히 스쳐보낼 일이 아니다. 폼페오가 인간의 초보적인 의리도, 외교 수장으로서의 체면도 다 줴버리고(함부로 내버리고 돌아보지 않고) 우리에 대한 악설을 쏟아낸 이상 나 역시 그와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 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과 마주앉아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지 실망감만 더한다”고도 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 나갔다. 그는 “조선반도 핵문제를 산생시키고 그 해결을 어렵게 하는 장본인이 미국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이 채택 된 뒤 미국이 한 일을 언급하며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들을 끊임없이 벌려놓고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밖에 없다. 이미 미국측에 알아들으리만큼 설명도 했고 최대의 인내심을 베풀어 시간도 주었다”고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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