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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지소미아 종료, 일본 내 한국 교민사회 “관계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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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일본 도쿄도 신오쿠보역 모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내 한국 교민사회는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우려는 교민·유학생 등이 많아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일본 도쿄도 신오쿠보에서 시작됐다.

한인타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50세 A씨는 “징용공 문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신오쿠보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 아르바이트생을 줄였다”면서 악화한 한일 관계는 “경제적인 면에서 마이너스다. 주변 가게도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일본에 온 23세 한국인 남성 B씨는 “일본 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지만 (악화한 한일 관계에) 미래가 불안하다”는 근심을 드러냈다.

한국 음식점 몰려있는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서 불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54세 한국인 여성 C씨도 “한국인 중에도 문재인 정권의 대일 외교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며 “미래 지향적인 관계 만들기에 노력했으면 좋겠다. 일본인 손님이 줄어들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악화한 한일 관계에서 비롯한 우려는 일본 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서도 나온다. 이들이 지소미아 중단에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사회에서 받게 될 삐딱한 시선이나 차별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일본 가와사키시의 IT기업에서 일하는 50세 남성은 “지소미아 종료 소식을 듣고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며 “한일 언론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정부 주장을 강조해 우려했지만 한국에 귀국해보니 일본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반일을 강조하는 이들은 일부라고 느꼈다”면서 “일본에서도 한국을 욕하는 사람은 없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일본 니시도쿄시에 사는 31세 일본 여성은 “일본인들에게 한국 관광지를 소개하던 한국인 친구가 일본 관광객이 줄고 일자리를 잃었다”며 “(양국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건 실감하지만 이번 한국 정부의 대응은 조금 감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악화한 한일 관계로 예정된 민간교류의 중단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25일~27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리는 콘서트에는 성악을 배우는 한일 고교생이 참가할 예정이다. 콘서트 실행위원회 대표이자 성악가 토다 유키코는 “우연히 이 시기 콘서트 개최가 겹쳐 우려스럽다”면서도 “국가나 정치적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음악으로 들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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