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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뇌 면역세포 조절하면 알츠하이머 예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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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미세아교세포 작용 동물실험서 확인

연합뉴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플라크(녹색)를 공격하는 미세아교세포(붉은색)
[UCI 킴 그린 랩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 리스크 유전자는 대부분 뇌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서 발현한다.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한다는 걸 시사한다. 하지만 미세아교세포가 무슨 작용을 어떻게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변형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플라크(신경반)가 뇌 신경세포(뉴런)에 형성된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이 플라크가 뇌에 형성되려면 미세아교세포가 필요하다는 걸 미국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하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치료 약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번 발견이 새로운 치료 약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 생물과학대의 킴 그린 신경생물학 부교수팀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보고서를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 개요(링크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8/uoc--lbb082019.php])에 따르면 신경교세포의 일종인 미세아교세포는 뇌와 척수 내부에서 물질의 운반·파괴·제거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또한 CD4 항원 등을 갖고 활발히 사이토킨을 생산해 면역조절 세포로도 작용한다. 사이토킨(Cytokine)은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과 면역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이전의 연구에서 그린 교수팀은 미세아교세포의 발현을 유도하는 신호를 차단하면 실제로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번엔 생쥐의 뇌에 신호 차단 약물을 투여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했다.

그린 교수는 "주목할 부분은, 미세아교세포가 사라진 뇌 부위에선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낸 것"이라면서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세아교세포가 살아남은 뇌 부위에선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생성됐다.

미세아교세포는 이렇게 생긴 플라크를 유해한 것으로 보고 공격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이 실행되면, 정상적인 뇌 기능에 필요한 뉴런의 유전자들이 일제히 비활성 상태에 빠졌다.

이런 결과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생기든, 안 생기든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병의 발생과 진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그린 교수는 "미세아교세포를 모두 제거할 수는 없다"면서 "목표한 방식에 따라 미세아교세포를 제어하는 치료법은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세아교세포는 뇌 손상을 포함한 모든 신경질환과 관련돼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방법을 응용하면, (특정 질환과 관련해) 이 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 세포를 표적으로 잠재적 치료법 개발이 가능한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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