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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강경화, BBC 인터뷰 "한국은 일본에 화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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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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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BBC 프로그램 하드토크(HARDtalk)와 화상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무역 문제는 예상치 못하게 발생했는데 일본의 태도는 매우 일방적이고 자의적이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BBC와 인터뷰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일본이 취한 조치들은 한국 업계에 상당한 문제들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싶다"며 "일본이 제시한 설명을 보면 무역 통제 문제가 실은 일본의 수출 업계의 기술적인 문제라고 여겨지는데, 우리는 그럼 그 수준에서 논의해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일본 측으로부터 이에 대해 어떠한 응답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분명 이 문제는 우리 법원의 판결에 대한 불만과 연관된 듯하다. 최고 법원의 결정이라 우리로서는 이를 준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반면 일본의 입장은 모든 것이 1965년에 다 합의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모든 가능한 옵션들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방안까지 제안했지만, 일본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진행자 스티븐 새커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삼성과 같은 한국 최대 기업들은 주요 기술 부품이나 재료를 일본에 의존한다. 외부인들은 솔직히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많은 카드를 쥐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에서 한국의 경제는 취약해 보인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장관은 "아시다시피 우리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의 무역은 언제나 우리에게 적자였다"며 "우리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들 중 특히 반도체 산업에 핵심적인 3개 품목에 대해 일본이 제재를 걸었다. 오사카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투명한 무역을 하자고 얘기한 지 단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새커 앵커가 "매우 화난 것처럼 들린다"고 말하자 강 장관은 "맞다 한국은 화가 나 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부당하다는 감정이 남아있다. 특히 그 어려운 시기를 살아왔던 생존자들은 그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제대로 발언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더 깊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일 간 신뢰문제 때문에 촉발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한미 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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