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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조국이 부른 20대의 '배신감'… 文 국정 지지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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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리스크’에 청년층과 40·50대 부정평가 늘어 / 19~29세 청년 비율, 2주 전에 비해 크게 높아져 / 딸 특혜 의혹에 상대적 박탈감·반감으로 풀이

세계일보

석연치 않은 논문 제1저자 등록을 비롯해 딸의 각종 입시·장학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는 기류를 엿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권과 반칙없는 사법정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법무부장관의 적임자’라며 조 후보자를 지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부정적으로 본 19∼29세 청년 비율이 2주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중고생이나 조 후보자 딸(28)과 비슷한 연령의 자녀를 둔 40대와 50대도 청년들 못지 않게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조 후보자 딸이 일반 가정 자녀들은 꿈도 꿀 수 없고 부모의 지위·재력·인맥이 든든한 소수 특권층 자녀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진로를 관리한 데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미안하다 아빠가 훌륭하지 못해서’ 이런 얘기를 하는 집이 많아지면 어렵다.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실망이 있을 것”이라며 “조 후보자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 같다”고 한 우려가 괜한 걱정이 아닌 셈이다.

세계일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대학생모임 회원들이 조국 부녀에 대한 직권남용죄, 뇌물죄, 업무방해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직무 수행 잘 못하고 있다”는 청년들 많아져

한국갤럽은 8월 4주차(20~22일)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응답자 45%가 긍정평가하고 49%가 부정평가했다고 23일 밝혔다. 7%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4%). 바로 직전 조사인 8월 2주차(6∼8일) 조사와 비교해 긍정평가는 47%에서 2%포인트 떨어진 반면, 부정평가는 43%에서 6%포인트나 올랐다.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것은 지난 5월 셋째 주 이후 14주 만이다. 당시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는 각각 47%, 44%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인사 문제’가 부정 요인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2주차 조사보다 9%포인트 오른 9%를 기록했다. 조 후보자와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르고 일부 납득하기 힘든 해명 등으로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적임자 논란이 가열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령별 지지율을 봐도 그렇다. 청년세대인 19∼29세 응답자들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2주 전과 비교해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2%)보다 높았다. 2주 전 긍정평가(44%)가 부정평가(39%)를 5%포인트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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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열린 조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고생이나 조 후보자 자녀와 비슷한 연령대 자녀 둔 40∼50대 여론도 ‘나쁨’···30대, 60대 이상은 변동폭 미미

공정성 논란에 누구보다 민감한 청년층뿐 아니라 조 후보자 가족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40대와 50대의 여론도 문 대통령과 여권을 긴장케 할 만한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의 긍정평가는 2주 전 56%에서 52%로 4%포인트 낮아진 반면 부정평가는 37%에서 44%로 뛰었다. 50대 역시 긍정평가가 2주 전 45%에서 39%로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50%에서 58%로 크게 올랐다. 30대(긍정 61%→63%, 부정 28%→31%)와 60대 이상(긍정 35%→35%, 부정 55%→58%)의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변동폭이 미미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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