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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러, 안보리서 INF 위반 놓고 충돌… “핵 군비경쟁 부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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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조약 탈퇴와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충돌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로 소집됐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야망 때문에 우리는 통제되지 않고, 규제되지 않은 군비경쟁의 일보 직전에 있다”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INF 조약 탈퇴와 지상발사형 순항 미사일 시험발사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폴리안스키 차석대사는 “미국 관리들은 INF 탈퇴 첫날부터 위협을 시작했다”며 “이는 미국이 이같은 상황을 의도했고, 이미 일정 기간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INF를 위반해왔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의 INF 탈퇴가 러시아의 조약 위반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우리가 오늘 여기 왜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미국은 1980년대 후반 구소련과 INF 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10년 이상 전부터 조약을 위반하기로 결정하고, 조약이 금지하고 있는 미사일 시스템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코언 차석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이 자신들은 무기 증강을 계속하면서 미국은 자제를 발휘하는 세상을 여전히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세적인 행동과 연계된 러시아와 중국의 이런 상황 전개는 안보 환경을 악화시키는 핵심 동인”이라며 “미국은 이 같은 현실을 무시할 수 없고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이 INF 탈퇴의 이유로 자국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INF 탈퇴의 구실로 중국을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배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나라(미·러)는 대화를 통해 조약 준수 여부에 대한 이견을 다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브리핑을 한 나카미쓰 이즈미(中滿泉)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 고위대표는 “INF의 종료가 미사일 개발과 획득 및 확산에 있어서 새로운, 구속되지 않은 경쟁을 위한 촉매가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이유로 지난 2일 INF 조약에서 탈퇴한 뒤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조약에서 금지한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러시아도 지난 2일 INF 조약의 효력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 핵군비경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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