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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불의 좌시 않겠다”… 조국 딸 의혹에 고대생들 ‘촛불’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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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대학 측에 ‘입시 특혜’ 진상규명 촉구

세계일보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관련 논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진상규명 촉구한다, 입학처는 각성하라.” “정치간섭 배격하고, 진상에만 집중하자.”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선 이 같은 구호가 울려퍼졌다. 고려대 학생들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의 ‘입학부정’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후 6시부터 캠퍼스 중앙광장에서 대학 측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엔 주최 측 예상보다 많은 500여명이 모였다.

집회 1부에서는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학내를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위 구호 외에도 “2만 학우 지켜본다, 입학처는 명심하라”, “개인에게 관심없다, 진실에만 관심있다” 등을 외쳤다. 학생들이 행진을 할 땐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이들과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들이 박수 세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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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이날 집회가 정치세력과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은 학생증을 확인해 재학생·졸업생만 중앙광장에 입장하도록 했다. 고려대 학생이 아닌 지역 주민과 외부인들은 광장 양옆에서 집회 현장을 지켜봐야 했다. 기자와 유튜버 수십 명이 몰리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어진 집회 2부는 촛불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촛불 대신 휴대전화 플래시를 켠 채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발언자로 나선 한 11학번 남학생은 자신이 조 후보자 딸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며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헛되이 느껴져 괴로웠다”며 “그 사람(조 후보자) 집안만큼 잘해주지 못해 마음 아파했을 부모님의 마음이 편법에 의한 결과라면 어떻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학생은 또 “우리는 역사적으로 불의에 항거해온 자랑스러운 선배들을 뒀다”며 “우리는 깨어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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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로 연단에 선 14학번 남학생은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이 말대로 모든 일이 잘 매듭지어질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가 왜 오늘 여기 모였는지, 앞으로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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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한 조 후보자의 딸은 고교 2학년 때 2주짜리 인턴에 참여하고 학술지에 게재된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 등을 입시 과정에서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일반적인 고교생이 쌓기 어려운 스펙을 쌓았다는 점에서 입학부정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글·사진=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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