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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푸틴, 美 중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철저한 대응조치'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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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회의 개최 뒤…"미사일 아태지역 배치는 러시아 본질적 이익 침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최근 이루어진 미국의 신형 중거리 순항미사일 시험에 대한 보복 조치를 지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및 순항미사일 시험과 관련한 국가안보회의 비상회의를 열고 해당 문제를 논의한 뒤 국방부와 외무부 등 정부 관련 부처에 "러시아에 대한 위협 수준을 분석해 철저한 대응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푸틴은 미국이 지난 18일 시험한 중거리 미사일은 INF 조약에 의해 금지됐던 범주의 미사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시험에 발사대 MK-41이 사용된 것은 INF 폐기 이전부터 러시아가 미국에 제기했던 문제들이 근거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INF 조약 폐기 이전부터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되고 있는 미국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이 방어용 요격 미사일뿐 아니라 공격용인 사거리 2천400km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INF 위반이라고 비판했었다.

미국은 이같은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하며 MK-41이 해상 발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발사에 이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제 최근 시험으로 인해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할 수 없게 됐다고 푸틴은 꼬집었다.

푸틴은 이어 "미국이 INF 탈퇴일로부터 불과 16일이 지난 뒤에 미사일 시험을 했으며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되고 미리 진행돼온 일련의 조치들의 한 고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미국의 내심은 모든 기존의 제한에서 벗어나 세계 여러 지역에 금지됐던 미사일들을 전개하기 위한 탈출구를 찾으려 했던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고위인사들은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이 아시아태평양지역부터 배치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는 우리의 본질적 이익을 건드리는 것이다. 이 지역은 러시아 국경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국가 경제에 파괴적인 새로운 군비 경쟁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신뢰 회복과 국제 안보 강화를 위한 미국과의 평등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이전과 마찬가지로 열려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21일 핀란드를 방문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INF 조약에서 탈퇴한 미국이 루마니아와 폴란드 등 유럽에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실제로 미국이 그렇게 하면 러시아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INF 조약에서 지난 2일 탈퇴하고 보름여 만인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 시험에는 MK-41 발사대가 사용됐고 미사일은 미 레이시온사(社)에서 만든 토마호크 미사일의 개량형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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